- 영화의전당에 바라는 기능·역할
- 독립영화계·학계·시민 등 제각각
- “단순 복합문화공간화 경계하고
- 영화본질에 충실한 공간 가꿔야”
부산이 진정한 영화·영상도시로 도약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선 부산의 영화·영상 인프라 기관·산업·창작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년 부산시 영상콘텐츠문화·산업 예산(영상콘텐츠산업과 기준 554억9494만 원) 중 영화의전당 운영비가 가장 큰 비중(16.5%)을 차지한다. 올해 92억 원이 쓰였고 내년에도 92억68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영화의전당의 역할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영화의전당 정관 제2조는 ‘부산을 아시아 영상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새 대표 선임, BIFF와의 통합 논의 등 새 국면을 눈 앞에 둔 영화의전당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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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부산 위크’에서 진행된 ‘#추억소환 다큐멘터리 상영회’ 모습. 영화의전당은 시민의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물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상영하고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의전당 제공 |
■개관 10년, 목적지 ‘동상이몽’
영화의전당이 문을 연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관으로 지어졌지만 이후 지향점에 대해 뚜렷한 합의 없이 10년이 흐르면서 여전히 공간의 정체성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문화공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방향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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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드마크 조성 사업으로 불 밝힌 영화의전당 밤 풍경. 국제신문DB |
영화계에서는 “영화의전당에서 부산 독립영화가 더 많이 상영돼야 한다”(부산독립영화협회 오민욱 대표), “부산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지키는 그린벨트 같은 곳, 영화문화 자체를 즐기는 공간이 돼야 한다”(동의대 김이석 영화과 교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시는 올해 영화의전당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며 “특정 장르(영화)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며 활용도가 저하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부산문화회관을 비롯해 앞으로 문을 열 국제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등 지역의 문화공간과 차별화되는 영화의전당만의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의회 김태훈 행정문화위원장은 “영화의전당이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영화에 특화된 공간이기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결국 본질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BIFF 때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전당 일대에 1년 365일 상시 영화 축제의 장이 열릴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대표·통합 논의 등 변화 앞둬
영화의전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할 때 선결 과제는 BIFF와의 통합 문제다. 2018년 시가 통합 방침을 수립한 후 통합준비태스크포스(TF)를 꾸려 통합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와 부산시장 교체, 내부 이견 등으로 2년째 논의가 중지된 상태다. 시는 내년에 통합 논의의 매듭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시 산하 2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내년 1~8월 공공기관 업무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는데, 여기에 통합 문제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시 재정혁신담당관실 우숙기 공공혁신팀장은 “용역 결과에 따라 통합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퇴임식을 가진 방추성 영화의전당 대표는 통합을 마무리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부산이 영화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결국 BIFF 때문인데, 이 세계적인 브랜드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기관 내부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부산 영상산업·문화의 미래, 나아가 부산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의전당은 새 대표 선임을 앞두고 있다. 27일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 3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하고 2명 이상의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장인 박형준 시장이 최종 결정한다. 이르면 연내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다. 시의회 김부민(행정문화위) 의원은 “현장 경험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대표가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