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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청바지 입은 연주자·대화하는 지휘자…리허설이 더 재밌네

부산시향 연습공연 ‘미완성 음악회’ 가보니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1-12-19 19:04:2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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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완성되는 과정 보는 재미
- 마니아 관객 생길 정도로 인기
- 시향공연 즐기는 색다른 방법

지난 14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격식을 차린 연미복이 아닌 검은 셔츠와 흰 바지를 입은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감독이 지휘자 의자에 앉았다. 단원들도 청바지와 스웨터 차림의 편한 복장이었다.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진행하는 실제 리허설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미완성 음악회’다. 올해 열리는 마지막 미완성 음악회 무대였다.
지난 14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최수열(가운데) 예술감독의 지휘로 부산시립교향악단 미완성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이날은 제582회 정기연주회 ‘시작 아니면 끝’ 중 선보일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7번을 연습했다. 20세기 작곡가 중 가장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시벨리우스는 교향곡 제7번을 1924년 봄 자신의 지휘로 초연했다. 이 교향곡은 장엄하면서도 조용한 정열이 솟구치는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인다.

마이크를 찬 최 예술감독이 관객석을 향해 “잘 들리시나요”라고 물었다. 관객들이 “네”라 대답하자 본격적인 음악회가 시작됐다. 해설음악회가 아니기 때문에 해설은 따로 없다. 관객은 청강생처럼 숨죽여 무대를 지켜봤다.

관객은 오케스트라가 한눈에 들어오는 2층에만 앉을 수 있다. 인원도 100여 명으로 한정된다. 관람료는 5000원으로 저렴하다. 지휘자와 단원 간 대화, 조율 과정 등 악단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오늘은 뒷부분부터 정리해보죠. 4분음표 박자를 꽉 채워서 표현해주세요. 8분음표 들어갈 때 질질 끌지 마시고, 악센트 있는 부분에서 신경 써주세요. 명확히 음이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타이밍이 정확해야 합니다.” 최 예술감독의 구체적인 주문이 이어졌다. 단원들은 관악·현악 등 파트별로 악보에 수정사항을 메모했다. 단원들도 바로바로 의견을 제시했다. 꼼꼼한 조율 과정을 거쳐 조금씩 소리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더 나아졌어요. 감사합니다.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최 예술감독이 1시간 15분에 걸친 리허설을 끝내자 관객석에서도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최 예술감독은 “미완성 음악회의 마니아층이 생겼을 정도이고, 부산시향 공연을 즐기는 재미가 다양해졌다”며 “미완성 음악회 관객이 실제 정기연주회 관객으로 유입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미완성 음악회를 관람한 뒤 지난 16일 열린 정기연주회에 다녀왔다. 리허설 때와 완성된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기연주회에선 이날 무대를 끝으로 은퇴하는 더블베이스 수석 박희철, 바이올린 조양희 단원을 대상으로 감사패 증정식도 조촐하게 진행됐다. 악단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최 예술감독은 “연주는 찰나의 예술이다. 그 순간을 위해 부단한 준비를 거친다”고 말했다.

부산시향은 2019년 6월 처음으로 정기연주회 연습 장면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코로나19 탓에 현장 공연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된 경우를 제외하면 총 7차례 진행됐다. 8번째 미완성 음악회는 내년 초 열릴 예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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