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세이수미’와 합동 공연도

“앨범 ‘모래’에는 근본적으로 아름다운 록과 팝이 담겨있다. 꿈이란 종종 좌절되기 마련이다. 세계는 언제나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떤 곳에선 새로운 아름다움이 태어나고 있다는 증거, 바로 모래다.”

해운대구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보수동쿨러 멤버들이 정규앨범 1집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지 구슬한 이상원 최운규. 전민철 기자

음악 프로듀서 단편선은 지난달 30일 발매된 보수동쿨러의 1집 정규 앨범 ‘모래’를 이렇게 평가했다. 총 10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부산음악창작소의 음반 제작 지원을 받았다.

부산에 사는 포크록 밴드 보수동쿨러는 살아가며 만나는 분노와 상실, 우울, 무기력함 속에서 보이는 작은 희망과 기쁨을 노래한다. 최근 해운대구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보수동쿨러 멤버를 만나 앨범 제작 과정을 들었다. 멤버 재정비를 거쳐 현재 구슬한(기타·보컬) 김민지(보컬·기타) 이상원(베이스) 최운규(드럼) 총 4인 체제를 갖췄다.

“밴드는 2016년 결성했고 본격적인 활동은 2017년부터 시작했어요. ‘보스턴 쿨러’라는 칵테일 이름을 ‘보수동쿨러’라고 잘못 들었는데 그게 밴드 이름이 됐어요. 의도치 않았지만, 보수동이라는 지명이 들어가 부산이라는 정체성도 담았죠.”(구슬한)

이번 앨범에는 멤버 4명이 ‘원팀’으로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화산재 지층으로 이뤄진 절벽을 배경으로 찍은 앨범 재킷 사진과 모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촬영 장소는 천연기념물 제513호인 제주 수월봉의 검은 모래 해변. “제주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곳이었는데 운 좋게 촬영을 했어요. 뮤직비디오에선 최대한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느낌을 주려고 멤버 모두 맨발로 검은 모래를 밟는 자연스러운 콘셉트로 찍었죠.”(김민지)

수록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서정적이지만, 마지막 트랙인 ‘오랑대’에선 행복을 이야기한다. 멤버들이 기장군 오랑대에 캠핑을 하러 갔을 때 한여름 밤의 기쁜 추억을 가사에 녹였다.

보수동쿨러는 지난 4일 부산 쇼케이스에 이어 오는 19일 KT&G 상상마당 홍대에서 서울 쇼케이스를 연다. 24일 오후 8시 경성대 오방가르드에서 4인조 밴드 ‘세이수미’와 크리스마스 이브 합동공연을 펼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