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주 소설 ‘비요’ 읽고 대화 나눠

“이 책은 역사책이 아니라 소설책인데, 소설의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허구인지 모르겠어요. 모델이 된 실제 인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최지안·16)

지난 29일 오후 부산 영광도서 문화홀에서 열린 제1회 세대를 가로지르는 대화적 비평광장에서 강남주(왼쪽 여덟 번째) 작가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역사소설은 무엇보다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소설 속 박삼룡이라는 사람은 실제 있었던 상황 속에서 작가의 눈으로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역사책은 아니지만, 100% 역사적 사실로 쓴 픽션으로 봐주길 바랍니다.”(강남주 작가·82)

세대 격차를 넘어 함께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위해 원로 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소통하는 대화적 비평광장이 열렸다. 29일 오후 부산 영광도서 문화홀 1관에서 열린 ‘제1회 세대를 가로지르는 대화적 비평광장’에는 최근 장편소설 ‘비요’를 낸 강남주 작가와 지역 청소년 13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강 작가의 책 ‘비요’는 정유재란 직후 일본에 끌려가 깊은 산 속에서 평생 도자기만 빚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조선 사기장의 이야기다. 비요(秘窯)는 이러한 도공들이 일했던, 전인미답의 산 속에 감춰놓은 가마를 뜻한다.

대화적 비평광장은 청소년들이 ‘비요’를 읽으면서 품게 된 여러 궁금증을 작가에게 질문하면 강 작가가 답을 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배수현(13) 양은 “소설 속 순왜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반성도 하지 않더라. 이렇게 묘사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순왜는 왜병에게 순순히 부역한 조선 사람을 뜻한다.

강 작가는 “생사기로에서 사는 길을 택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 그렇다고 순왜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전쟁은 비극이고 인간이 저질러선 안 될 범죄인 것이다. 순왜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독자가 느꼈다면 성공적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비평광장에서는 “왜 하동 사는 박삼룡이 주인공인지” “실제 얼마나 많은 조선인이 끌려갔는지” “순왜 중에도 좋은 사람이 있었다. 후반부 긍정적 묘사 이유” 등이 질문으로 나와 독자와 작가 간에 심도 깊은 대화가 이루어졌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