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엘레지’ 자필악보도 포함
- 내년 대중가요 코너 등 전시 계획
내년 하반기 중구 대청동에 개관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가요 ‘동백아가씨’ 악보 원본을 볼 수 있게 됐다.
 |
| ‘동백아가씨’의 육필 악보. 국제신문DB·부산시 제공 |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준비팀은 부산출신 대중가요 작곡가 고 백영호(1920~2003)의 장남 백경권 씨로부터 부친과 관련된 자료를 일괄 기증받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기증 자료는 백영호 작곡가가 1948년부터 작곡한 대중가요 자필 악보와 녹음 음반테이프, 구술사 정리 테이프와 생활사 자료 등 약 7000점이다. 특히 악보는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자료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체계적으로 보관·수집해 온 악보가 기증되는 최초의 사례다. 백경권 씨는 “선친의 자료가 부산근현대역사관에 기증돼 전시되는 것은 고향 부산을 사랑한 선친의 유지일뿐 아니라 부산 및 한국 대중가요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기증 취지를 밝혔다.
 |
| 가수 이미자(왼쪽)와 백영호 작곡가는 좋은 콤비였다. 국제신문DB·부산시 제공 |
백영호 작곡가는 부산 서구 서대신동 출신으로 해방 이후 부산 영도의 코로나레코드사와 남부민동의 미도파레코드사에서 본격적인 작곡가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과 ‘해운대엘레지(1958)’를 유행시킨 후, 서울로 간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약 100곡을 크게 흥행시켰다. 또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드라마 주제가도 작곡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숱한 작곡상을 받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국제신문에 ‘이동순의 부산가요 이야기’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는 “백영호 선생은 55년 음악인생 동안 4000여 곡을 발표했고 그 중 크게 히트한 것만 100편이 넘는다. 유족들이 보관 중인 미발표곡까지 합치면 5000곡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의 모든 작품의 뿌리가 부산이므로 부산에 있어야 의미가 제대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자료 기증은 부산시가 역사관 개관을 위한 근현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백영호 작곡가의 자료를 발굴하면서 시작됐다. 부산시 문화유산과 근현대역사박물관 운영팀 하병엄 팀장은 “이번 자료 기증은 백영호 선생의 장남인 백경권 씨와 6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성사됐다. 백영호 선생은 한국전쟁 후 부산에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부산에 있어야 자료의 문화사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팀장은 “지난 8월 8차례 조사를 거쳐 파악한 것이 7000여 점이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내에 대중가요를 포함한 부산의 문화 콘텐츠 코너를 구상하고 있어 상세한 전시방향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