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엔 최근 몇몇 이들이 ‘민족 최대 명절’이라고 우기는 핼러윈 이벤트가 곳곳에서 펼쳐졌다. 좋아 보이는 건 무조건 자기네 거라고 우기는 게 주변국들 트렌드인 듯한데, 우리도 좀 우겨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특히 살짝 식상해지고 있는 조커 할리퀸 좀비 마녀 해리 포터들 사이에서 토종 콘텐트 ‘오징어게임’의 캐릭터들을 코스튬 플레이하는 이가 심심찮게 발견돼 내 안에 뜨거운 국뽕이 차올라 고갤 들었다.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1단계가 시작된다. 백신 2차 접종률이 75%를 넘어섰고 나 또한 며칠씩 몸살을 앓아가며 동참했기에 모처럼 뿌듯하다. 허나 바이러스란 인정머리라곤 없을뿐 더러, 도무지 상대방 처지 따윈 신경도 안 쓰는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존재라는 걸 우리는 오랫동안 겪어봐서 안다. 김일두의 명곡 ‘난 안 아플 줄 알았어’의 가사처럼 여전히 그래도 우리는 조심조심 살살 놀아야 한다. 살짝 건네줬다가 매번 다시 뺏어가는 자유가 얼마나 빈정 상하는지도 안다.
본의 아니게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러 가지 미덕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랜 벗들만큼 돈독해진 유튜브 넷플릭스 덕에 다양하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고, 혼자 놀기를 통해 내 자신과 더욱 친해진 시간이었으며, 평소 다소 맘에 안 들었던 지인들조차 뉴스에 지겹게 나오는 악당들의 악행을 살피다 보면, 우리 친구들의 꼬장은 얼마나 귀엽고 정겨웠나를 깨닫고 문득 애틋해져 오랜만에 안부를 주고받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종료됐지만, 사회적 거리는 생각보다 유익하니, 제 각자 나름의 사회적 거리는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그간 쉼 없이 취소되고 연기됐던 크고 작은 공연들은 조금씩 다시 진행된다. 단언컨대 지역의 예술가가 만들어온 공연은 음악 춤 연극 등 많은 경우에 코로나 시국 이전부터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가 지켜지고 있을 만큼 한산하여 안전하기 짝이 없다. 작은 동네 갤러리나 동네책방 같은 문화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에 널린 보석을 발견하며 그간 몰랐던 숨겨진 취향까지 발견하며 지나친 음주로부터 내 건강을 지키며 안전한 사회적 거리까지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거 안 하면 무조건 손해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