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인공조명 다룬 작품 눈길
공연 리허설 장면, 전시 설치 과정의 다양한 움직임…. 박진아 작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편에서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는 인물들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인다. 일부러 의도하거나 연출하지 않은, 흐르는 시간 속 자연스러운 동작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회화로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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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 ‘휴먼라이트(Human Lights)’를 여는 박진아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
이처럼 평범한 순간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인 까닭이다. 박 작가는 “사진에는 자연스럽고 습관처럼 자주 하는 동작 혹은 그 당시에는 미처 못 봤던 것이 찍힐 때도 있다”며 “이러한 모습들이 결국 우리의 일상을 이룬다고 생각하기에 ‘우연성’을 좋아하고 또 거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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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갤러리 부산점 박진아 개인전 ‘휴먼라이트(Human Lights)’ 전경. |
카메라로 이미지를 기록하지만 캔버스에 그대로 옮기는 건 아니다. 사진은 보조수단일 뿐, 자신만의 회화적 시점으로 화면을 재조합한다. 특정 인물을 한 작품에 반복적으로 그리거나,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의 구도에 담기도 한다. 한밤의 공원 나들이를 그린 작품 ‘문탠04’(2007년)만 보더라도 각기 다른 시점의 인물들을 무대에 배치하듯 한 장면에 그려냈다. “사진 이미지로 회화를 작업하면 또 다른 시간성이 생기게 돼요. 작업할 때 물감 레이어도 굉장히 많고, 흘러내리는 것 또한 개의치 않고 두는 편이에요.“
작품 ‘공원의 새밤 09’(2020) ‘조명 담당’(2021) 등 박 작가의 그림에는 유독 조명, 카메라 플래시 효과, 불꽃놀이 등 ‘인공조명’이 두드러진다. 박 작가는 “무대, 전시장, 밤을 소재로 하다 보니 인공조명을 반복적으로 그리게 됐고, 또 그릴수록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설명한다.
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는 지금 부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다음 달 12일까지 개인전 ‘휴먼라이트(Human Lights)’를 연다. ‘휴먼라이트’는 박 작가 작품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인 인공조명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 기간 갤러리에서는 ‘찰나의 순간’ ‘시간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 17점을 선보인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마지막으로 개인 컬렉터에게 소장됐다가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온 반가운 작품부터 신작까지 다양하다.
한편 박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첼시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에는 에르메스 재단이 후원하는 에르메스 미술상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현재 서울에 작업실을 두고 있으며, 여러 전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