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랍은 이슬람? 카이로엔 기독교 마을 있다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손원호 지음 /부키 /1만8000원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21-08-12 19:33:19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8년간 아랍인과 만나온 저자
- 이집트 맥주산업 성업 사실 등
- 우리가 가진 편견·오해 일깨워
- 英 스파이 장교 이야기도 흥미

“사모님께 음식 잘 먹었다고 전해주세요.”
광활한 사막을 낙타를 타고 건너던 아랍인들은 이 동물의 걸음걸이에 맞춰서 시를 읊으며 낙타와 친구가 됐다. 국제신문 DB
예멘의 한 가정에서 식사대접을 받은 뒤 저자는 집주인에게 평범한 감사의 말을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그의 부릅뜬 눈과 정색하는 말투였다. “감사의 인사는 나에게 하면 되는 거야. 내 처에 관한 이야기나 이름조차 네 입으로 직접 말할 필요는 없어.”

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한 가부장 문화다. 저자는 아랍의 살벌한 남성중심문화가 이슬람교에서 비롯됐다는 게 오해라고 한다. 아라비아반도에 살던 아랍인들은 7세기에 이슬람이 창시되기 이전부터 이미 남성 중심 사회를 형성해 왔다는 것이다. 거친 사막에 살며 부족간 침입과 전쟁이 일상화된 이들에게 전투를 수행할 남성을 더 귀하게 여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전쟁에서 패하면 여성은 타부족의 전리품이 됐다. 여성을 빼앗기는 것은 큰 수치로 여겨졌기에 이를 방지한다는 미명하에 여자아이를 생매장하는 끔찍한 악습까지 생겨났다. 저자는 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던 예멘의 여성들이 두바이에 내리자마자 얼굴 전체를 가리고 있던 검은 니캅을 벗어던지는 것을 보며 예멘 여성들의 숨막히는 현실을 실감한다. 그러나 100년 전 한국 여성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예멘에도 그런 변화가 가능하리라 낙관한다.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의 저자 손원호는 젊은 시절 아랍어 전공자로서 이집트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아랍 땅을 밟을 기회를 얻었다.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그는 피라미드의 신비함에 반해 있었고 고대 이집트인의 지혜와 위대한 파라오의 힘을 느껴보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피라미드 앞에서 그가 만난 것은 이 위대한 유산을 이용해 관광객의 돈을 뜯어내려는 끈질긴 장사꾼들의 뻔뻔함이었다.

이라크국왕이었던 파이살 1세(가운데)의 오른쪽에 T.E.로렌스가 보인다. 부키 제공
‘위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후손이 왜 이렇게 살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그의 관심은 이집트 고대 유적에서 이집트 사람으로, ‘아랍인’으로 옮겨갔다. 이집트 예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아랍인들을 만나면서 그들 고유의 특성과 그 배경이 되는 역사에 빠져들었다. 가장 선진적인 고대 문명의 후손들이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이었다.

아랍 국가 사람이 모두 이슬람 교도는 아니다. 이집트의 올드 카이로에는 기독교인이 거주하는 마을이 따로 있다. 이란은 아랍이 아니고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아랍인과 인종과 언어가 다르다. 아랍 사람들은 음주를 안 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이집트 등에는 직접 술을 담가 마시는 가정이 많고, 맥주 산업도 성업을 이룬다. 우리가 아랍에 관해 가진 상식 상당부분이 편견이거나 오해라는 사실을 저자는 18년 아랍경험의 내공으로 일깨운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통해 아랍을 사랑한 영국 신사로 잘 알려진 영국 스파이 장교 T.E. 로렌스의 진실, 아랍 사람들이 낙타를 사랑한 이유, 서구 열강의 땅따먹기에 산산이 부서지고 갈라진 아랍과 쿠르드인의 비극, 모두 가지 말라고 말렸던 ‘무서운 나라’ 예멘에 사는 평범하고 친절한 사람들…. 아랍에 관한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 가득하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3. 3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4. 4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5. 5[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6. 6‘부캉이’ 수로 떠난 날 북항 기름 유출 원인은 유조선
  7. 7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8. 8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9. 9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10. 10[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3. 3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4. 4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5. 5김정은 방중, 북중혈맹 과시, 경제협력 확대에 무게
  6. 6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8. 8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9. 9조국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에 사법개혁 적기 놓쳐”
  10. 10[2026 국감 브리핑] 이헌승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환경 전기요금 반영 억눌러”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3. 3[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4. 4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5. 5‘운명의 일주일’… 가덕도신공항 난제 풀 대책 나올까
  6. 6‘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7. 7'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8. 8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9. 9‘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될 듯…당정 거쳐 결론 전망
  10. 10국회 재경위 "종부세 개편 땐 임차인 세부담↑·수도권 집중 심화"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3. 3‘부캉이’ 수로 떠난 날 북항 기름 유출 원인은 유조선
  4. 4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5. 5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6. 6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7. 7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8. 8태풍 ‘참피’ 영향 부산 이틀 동안 112㎜ 비…주택 담장 무너져
  9. 9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최대 12배 웃돈 받고 되팔아
  10. 10'시장 캠프·인수위 출신' 창원시 산하기관장 후보 4명 청문 줄줄이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3. 3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4. 4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5. 5‘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6. 6‘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7. 7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8. 8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9. 9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10. 10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