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뱀파이어’라고 하면 양쪽으로 뾰족하게 난 송곳니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그림책의 주인공인 뱀파이어 울릭은 태어날 때부터 송곳니가 하나뿐이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놀림감이 됐고, 자신감을 잃은 울릭은 자신의 성에 틀어박혀 홀로 외롭게 지낸다.
그런 울릭을 세상 밖으로 꺼낸 건 밝고 당찬 치과의사 에브다. 어느 날 성으로 불쑥 찾아온 에브는 새 송곳니를 나게 해주겠다며 신비의 묘약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뿐 아니라 주말에는 울릭을 데리고 외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헬스클럽에서 이가 없지만 사랑스러운 늑대인간을 만나고, 산을 걷다가 나방 수집이 취미인 뱀파이어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울릭은 에브가 완성한 신비의 묘약으로 마침내 송곳니도 하나 더 갖게 된다.
이제 누가 봐도 완벽한 뱀파이어의 외양을 갖춘 울릭은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고자 파티를 열고 뱀파이어들을 전부 초대한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그들은 울릭의 새 친구들을 깔보고, 심지어 깨물려고 달려들기까지 한다. 무례함에 화가 난 울릭은 결국 뱀파이어들을 모두 쫓아내 버리고, 새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파티 음식을 먹다가 새로 난 송곳니가 다시 톡 빠져 버리고 말지만, 더 이상 개의치 않아 한다.
이처럼 자신감 없고 소심했던 울릭은 새 친구들을 만나며 긍정적으로 변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다. 처음에는 남과 다른 모습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송곳니의 유무는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울릭뿐 아니라 평범하지 않은 새 친구들의 캐릭터 또한 흥미롭다. 편견 없이 상대방의 다름을 받아들이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란 점에서 작가의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진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