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백기완 신념 기리는 글 이어
- ‘믿음’ 주제 22편의 사유 공유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상지건축)가 발간하는 비정기 무크지 아크가 두 번째 간행물을 펴냈다. 창간호의 ‘휴먼’에 이어 이번 호 주제는 ‘믿음’이다.

젊은 시절의 백기완 선생. 아크 제공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재에 휩쓸리면서 우리는 그동안 ‘믿어왔던’ 상식과 명제가 거의 다 의심받는 상황을 겪고 있다.이런 의심은 성찰을 부르고 새로운 상식과 명제를 만든다. 아크 2호는 이런 주제로 22편의 글을 실었다.

백기완 선생의 딸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가 작고한 아버지를 기리는 글이 첫 번째로 실렸다. 다짜고짜 끌려간 아버지를 풀어달라고 남산 중정의 검은 대문을 고사리손으로 탕탕 두드리던 기억부터 청년 노동자 김용균의 처참한 죽음에 분노하던 선생의 모습까지, 누구보다 가까운 핏줄의 눈으로 오랫동안 지켜본 거인의 삶이 생생하게 담겼다. 그가 평생을 지켜온 ‘믿음’을 생각하며 아크 2호의 문을 연다.

강동진 교수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산 세 여성의 신념을, 장현정 호밀밭 출판사 대표는 의인 이수현이 보여준 인간에 대한 믿음을 얘기하고 이성철 교수가 믿음을 주제로 총론을 썼다. 프리츠커상(차윤석 교수), 해양도시(이한석 교수), 그림 속에 나타난 믿음의 이미지(김종기 부산민주공원 관장), 영화 ‘선생과 제자 사이’(조재휘 평론가), 전통굿(심상교 교수) 등이 다양한 믿음의 철학을 다양한 주제로 공유한다. 또 정천구 김문기 한형석 김도현 한성안 허동한 류영진 조봉권 박형준 김태만 김가경 등 대학교수·소설가·기자인 11인의 필자가 동아시아 기후 경제 편견 점 학벌 등을 주제로 믿음이 보여주는 다양한 변주를 제시한다.

고영란 아크 편집장은 “믿음에는 대상이 존재하지만 ‘무엇을 믿는가’를 정하는 주체는 자신”이라며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번 호 주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종교적 믿음, 사회적 신념, 잘못된 믿음을 다룬 다양한 글이 믿음에 관한 인문학적 사유를 넓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