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나비가 추최하는 제 11회 창작단막극제 ‘나는 연출이다’가 오는 16~18일 일터소극장에서 열린다. 이번에 참여하는 연출자는 공연예술교육단체 반올림의 반필우, 부산 아이돌그룹 성군과 에네르기파의 성주원, 극단 배우창고의 김가영, 김염지, 예술&엔터테인먼트 공연팀 엘일루전의 임태홍  등 5명이다. 이번에는 연극 제목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콘셉트다.

‘작품 1’(연출 반필우)은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쇼가 끝난 후 막 뒤에도 진정한 웃음이 남아있을까 하는 의문을 담은 작품이다.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마임과 마술 공연을 하고 다양한  묘기를 선보이는 개가 나와 환호를 받는다. 쇼가 끝나고 고요함이 찾아오는 순간,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희생당하는 존재를 살핀다. ‘작품 2’(연출 김가영)는 사람은 항상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사소한 선택 하나가 인생을 통째로 뒤바꾼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한다. 매번 공모전에서 낙방하는 나이 많은 소설가가 있다. 그는 유튜브를 보며 악플과 비난을 쏟아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왔다. 그러다 자신이 1인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작품 3’(연출 성주원)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는 여전사 ‘미스 패스터즈’가 주인공이다. 긍지와 신념은 빛나지만 생활고는 심해진다. 신념을 지키는 것과 시대에 순응하는 것의 의미, 함께 연극을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품 4’(연출 임태홍)는 사라진 나를, 나의 존재를 찾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꿈을 좇아 살아오다 드디어 그리던 꿈을 직업으로 얻게 됐다. 그러나 꿈에 잡아먹힌 나는 이름이 사라져 버리고, 이제 나는 나를 찾아나선다. 

‘작품 5’(연출 김염지)는 1931년 영등포역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홍옥임과 김용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폐역을 앞둔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두 여성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홍옥임과 김용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의견이 나뉜다. 그때도, 지금도 사랑하는 우리가 있으니 이번 생에는 사라지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3회 공연의 관객현장평가를 최종 집계해 발표하며 관객이 뽑은 배우에게 주는 ‘별빛 연기상’을 관객대표가 시상한다. 또 그 해 창작된 5작품을 희곡집으로 제작해 관객과 참여자들에게 주고,  1회부터 이어오고 있는 행사로 개막식에서 모두 함께 술을 담가 보관한다. 올해 담근 술은 다음 해 참여자들에게 전달된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2만 원.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