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경찰서 폭파 거사 전날
- 백산·박 의사 만난다는 설정

지역의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와 박재혁 의사를 기리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해풍은 지역 독립운동가 안희제와 박재혁을 기리는 작품 ‘진심’을 재공연한다. 극단 해풍 제공

극단 해풍은 백산프로젝트 ‘진심’을 다음달 1~4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는 “부산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알려내는 작업이 더욱 많았으면 한다”고 이번 연극을 만들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연출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역사적 사실로서는 백산 안희제 선생과 박재혁 의사가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극적 상상력을 통해 두 분이 함께 활동한 것으로 설정해 독립정신을 조명하려고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의열단은 1920년 조선총독부를 폭파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폭탄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밀정 때문에 폭탄을 모두 뺏기고 거사에 가담했던 이들 모두 잡혀 들어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 첫 번째 거사가 실패하자 의열단장 김원봉은 의열단원 박재혁에게 부산경찰서를 폭파하라고 지시, 의열단 최초의 거사가 성공한다.

하지만 박재혁 의사는 붙잡히고 사형이 확정되자 일제에 목숨을 맡길 수 없다며 단식해 스스로 세상을 떠난다. 올해가 박재혁 의사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아직도 박재혁 의사에 대해 모르는 시민들이 많고 관심도 부족하다. 백산 안희제 선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안 선생은 상해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조달하고 교육·언론운동에 앞장섰다. 이 두 사람의 독립운동 방법을 달랐지만 나라를 위하는 마음은 같았다. 연극에서는 구포 농민의 아들 진석이 독립운동가로 거듭나는데 두 사람 모두의 영향을 받는다.

공연은 1920년 부산경찰서 폭파사건 하루 전 백산상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백산상회는 당시 부산부청(현 부산시청)과 부산경찰서 인근에 있었다. 일본인 거류지 중심에 독립자금을 보내는 기지를 열어놓은 셈으로 안 선생의 대담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연한 작품이지만 당시 코로나로 많은 관객과 만나지 못해 올해 다시 마련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 생을 다 바친 이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