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리뷰] 옥주현·정선아 7년 만의 만남…‘초록매직’ 부산을 홀리다

뮤지컬 ‘위키드’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1-05-23 19:45:56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오즈의 마법사’ 원작 비튼 작품
- 두 배우 한 무대 공연으로 화제
- 압도적 가창력 꽉 찬 객석 전율
- 수시로 변하는 무대도 볼거리
- 내면 성장 드라마에 진한 감동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위키드’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 21일 드림씨어터는 공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6시 30분부터 관람객으로 북적였고 굿즈 판매와 기념 사진을 찍는 곳에도 길게 줄을 섰다. 코로나19 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위키드’. 초록마녀 엘파바 역을 맡은 옥주현이 열연하고 있다. 드림씨어터 제공
거대한 시계추처럼 생긴 리프트를 타고 등장한 글린다(정선아)는 청아한 목소리와 귀에 쏙쏙 꽂히는 발음, 화사하고 그늘 하나 없는 미소로 대책 없이 밝은 글린다 그 자체였다. 글린다는 금발에 아름다운 외모로 어디에서든 주목받고 사랑받는 것이 익숙한 캐릭터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보다는 모든 일에서 자기 위주이고 발랄하며 항상 조증에 가깝게 밝다. 그와는 반대로 짙은 초록 피부로 사람들의 관심보다는 경악과 경멸에 익숙한 엘파바(옥주현)는 그늘지고 주눅들어 있으며 자신을 드러내는데 익숙하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기숙사에서 한 방을 쓰게 되면서 둘은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벗고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한국의 대표 글린다’ 정선아.
기숙사 방에서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친해지자며 부르는 넘버 ‘파퓰러’(Popular)는 정선아 말고 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어울렸다. 귀엽게 까불며 수선을 떨어대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며 함께 어깨가 들썩여졌다.

1막 마지막에서 엘파바가 잘 알려진 넘버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를 부르며 날아오를 때 함께 터지는 고음에 관객들은 환호성과 끝없는 박수로 답했다. 옥주현의 가창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직접 접하니 마치 그녀만 마이크를 두 개 착용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한국에서 위키드를 초연할 때 함께 공연했던 두 사람이 7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 사실로도 화제였지만 두 사람의 조합을 왜 관객들이 그토록 기다려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명불허전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았다.

위키드는 배우들의 열연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를 주는 무대도 큰 볼거리다. 특히 마법사 오즈를 만나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로 간 장면에선 모든 것이 녹색으로 꾸며져 동화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은 즐거움도 줬다. 배우들의 의상 말고도 조명, 무대 장치까지 온통 녹색이라 그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엘파바의 마음까지 느껴졌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비틀어 완전히 새롭게 탄생시킨 이야기다. 오즈의 마법사 속 녹색마녀가 도로시가 쏟아부은 물 한 양동이로 녹아 사라져 버리고, 그때 남은 구두로 도로시가 캔자스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원작에서 강력한 녹색마녀가 물에 녹아 없어졌다는 데 갸웃했던 사람들은 위키드의 세계관을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위키드는 엘파바나 글린다 모두에게 성장의 드라마다. 시련을 극복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며 자신을 굳게 믿고 스스로를 북돋우며 어려운 걸음을 떼고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단지 성공과 성취라는 메시지 때문이 아나라,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믿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사랑으로 보듬는 모습에 관객들이 공감했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구나 싶었다. 공연은 다음달 27일까지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 일요일 오후 2시, 7시에 열린다. 6만~15만 원.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