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이라고 하면 넓고 푸른 바다부터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드넓은 바다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쓰레기 지대가 두 개나 존재한다. 물론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마치 거대한 섬처럼 보이는데 하나는 서쪽인 일본 근처에, 다른 하나는 동쪽의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있다. 그중 동쪽 지대 쓰레기 규모만 2018년 기준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한다.
이러한 바다 쓰레기들이 거북 고래 등 해양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 예로 거북이 비닐봉지를 잘못 삼키면 소화기관이 막혀 죽을 수 있다. 또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을 물고기가 먹이로 착각해 먹으면,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인간의 몸에도 플라스틱의 화학 성분이 쌓이게 된다. 그런데도 육지에 사는 우리는 여전히 바다 오염에 대해 무감각하다. 심지어 코로나19 등으로 갈수록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 사용량은 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나온 ‘바다가 난장판이 되었어요’는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어린이책이다. 온갖 쓰레기가 소용돌이치는 바다, 버려진 그물에 묶인 물개, 비닐봉지에 걸린 거북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시의 음률이 느껴지는 간결한 문장과 볼거리가 풍부한 섬세한 그림으로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단순히 현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난장판’이 된 바다를 건강하게 되돌릴 방안을 제시한 점도 돋보인다. 아울러 책장 뒤편에는 해류와 쓰레기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비롯해 해양 오염 실태에 관한 정보도 함께 담아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