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트리지 “분장은 몰입에 도움”
- 암필 “유튜브 통해 움직임 연습”
- 리틀 “아버지 떠올려 배역 이해”

드림씨어터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의 주요 배우 브래드 리틀(올드 듀터러노미 역), 조아나 암필(그리자벨라 역), 댄 파트리지(럼텀 터거 역)를 16일 만나 작품과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뮤지컬 캣츠의 주요 배역인 올드 듀터러노미, 그리자벨라, 럼텀 터거 역할을 맡은 배우 브래드 리틀(왼쪽부터), 조아나 암필, 댄 파트리지가 무대 앞에서 손가락하트로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에스앤코 제공

- 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이 고양이가 되는 것이다. 의상과 분장이 다 완성됐을 때부터 고양이의 행동과 몸짓이 나오는 건가.

▶ 댄 파트리지 (이하 파트리지): 고양이 얼굴의 메이크업과 타이츠를 입는 등 분장을 다 하면 고양이 역할에 몰입하게 된다. 완성된 복장으로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니라 한 마리 고양이가 있다. 얼굴에 스스로 고양이 분장을 하는 것은 처음 공연 때부터 이어오는 전통이다. 그러면 더욱 고양이로 변화되어 가는 자신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아나 암필(이하 암필) : 비디오나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고양이의 움직임을 열심히 관찰했다. 무대에서 고양이들이 기어나오는 모습 같은 것도 그런 관찰에서 비롯된 장면이다.

브래드 리틀(이하 리틀) : 사람이 어떻게 고양이가 될 수 있을까. 분장을 했지만 분명히 사람이다. 하지만 관객이 우리를 고양이로 믿어주니까 우리는 무대에서 고양이가 된다. 그런 게 관객과 무대의 마법이라고 생각한다.

- 캣츠 배역을 맡았을 때 배우들이 3가지 형용사로 연습하는 것이 40년의 전통이라고 한다. 각 캐릭터를 드러내주는 형용사를 3개씩 말해달라는 주문에 “연출과 각 캐릭터의 배우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비밀로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잘 나타내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말해달라고 질문을 바꿨다.

▶ 올드 듀터러노미에게 아버지 같은(fatherly)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올드 듀터러노미는 자신의 부족을 보호하고 보살피고 사랑하는 고양이다. 그를 연기하면서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고 실제로 저도 아이를 둔 아버지라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리틀).

럼텀 터거 역할의 댄 파트리지. 고양이 얼굴 메이크업은 배우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 전통이다. 에스앤코 제공

럼텀 터거는 joy(기쁨, 즐거움)로 표현하겠다. 그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이 당연한 자기애가 가득한 캐릭터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도 익숙하다(파트리지).

그리자벨라는 결의에 찬(determined)이란 단어를 선택하겠다. 무리에서 버려졌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구원 받을 때까지 노력하고 그런 애절함으로 다시 태어난다(암필).

- 캣츠는 40주년을 맞았고, 이번 공연만 해도 지난 9월부터 한국에 있으면서 매일 무대를 소화한다. 오랫동안 같은 공연을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는가. 어떻게 극복하는가.

▶ 배우가 항상 100%의 에너지로 임할 수는 없다. 사람이니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공연을 잘 이어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리틀).

매일의 공연을 항상 새롭게 하려고 노력한다. 공연 자체가 나에게는 즐거운 모험이기 때문에 매너리즘으로 고민한 적은 없었다(암필).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공연에서 배우는 점이 더 많다. 어떻게 에너지를 써야할지 어떨 때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지 등을 알게 되니까 그걸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암필).

- 2막 처음에 젤리클 고양이들이 다 같이 메모리를 한글 가사로 부르는데. 이건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 내가 알기로는 음악 총감독 크리스틴 블로짓이 어느 날 리허설에서 제안했다. 모든 고양이가 공연하는 나라의 언어로 함께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관객들이 큰 박수로 좋아해주시니 연습한 보람이 있다(리틀).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