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에서 그물을 올리다 기계에 끼여 중상을 입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연안 소형어선에서 그물작업을 하다가 그물을 올리는 기계(양망기)에 몸이 끼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양망기 무선긴급정지 장치’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양망기 끼임 사고는 어업인이 그물작업을 하다가 작업복이나 신체 일부가 그물과 함께 말려들어가 크게 다치거나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사고다. 지난 10년간 해마다 140여 명의 선원이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 중 양망기 등과 같은 어업기기에 의한 사고가 2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에 개발한 무선송신기는 크기가 직경 5㎝로 작고, 무게도 가벼워 작업자의 가슴부위에 탈·부착할 수 있게 했으며, 가슴에 부착된 장치를 누르면 신속하게 양망기를 멈출 수 있다. 현장에서 이 장치를 설치해 사용 중인 동해 자망어선의 한 선원은 “혼자 조업할 때 갑작스런 사고가 발생하면 뾰족한 대책이 없는데 ‘양망기 긴급정지장치’가 있어 혹시 사고가 나더라도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최완현 국립수과원장은 “양망기의 실제 회전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작동을 멈춘다면 대형 사고는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며 “앞으로 양망기 스스로 멈추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 어선이 사고를 인지하는 기능(AI)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한 어업인이 양망기 무선긴급정지 장치 시연을 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