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펫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한다. 3조 원 시장에 10가구당 4가구, 1500만 명 규모다. 그러나 이에 걸맞게 대중 인식과 방송 콘텐츠 내용이 동반 성장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국내 동물 프로그램은 1980년대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같은 VCR 스튜디오물을 시작으로 1990년대 SBS ‘TV 동물농장’이 미니다큐 취재 형식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KBS ‘개는 훌륭하다’까지 요즘 동물 소재 방송은 과거 ‘견주 주체’에서 동물이 주체가 되는 ‘공생과 소통’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동물 콘텐츠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한다. 이상 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의 심리나 감정, 동물 복지에 대한 집중적인 취재는 반려인에게 좋은 정보도 주지만, 반려동물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와 습관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사람 욕심과 인간 중심 사고가 동물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전문가 시각에서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국내 동물 소재 프로그램은 30년 역사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분명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도 동물이 출연자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나 완벽한 미장센을 위해 소품처럼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 아쉬울 때도 있다. 얼마 전 인기 드라마에서 주목받은 신인 배우가 반려동물 상습 파양 의혹 제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일이 있었다.
몇 해 전 친조카 부부가 독일지사로 발령이 나면서 10년 가까이 키우던 시츄견을 데리고 가려다 포기한 이유는 독일의 ‘반려동물 법’ 때문이었다. 독일은 반려견 마리당 ‘Hundesteuer’라는 강아지세를 부과하고 외국인에게 높은 세금을 별도 적용한다. 결정적으로, 집주인은 동물을 데려올 경우 1인에 해당하는 렌트 비용을 더 줄 것을 요구했다. 독일은 히틀러 집권 시절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마련한 나라이며, 2002년에는 헌법에 ‘동물보호는 국가의 책임’이라는 조항을 추가로 명시했다. 이런 엄격하고 제대로 된 국가의 대처가 개인의 책임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닐까. 동물도,사람도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TV를 기대한다.
동서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