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놀라운 속도로 변한다. X세대인 필자도 언제부터인가 대체 무슨 말인지도 모를 줄임말의 홍수 속에서 ‘신조어 테스트’ 절반 이상을 못 맞추게 돼버렸고, 뉴 미디어를 연구함에도 ‘요즘 애들’ 감성을 따라가기 벅찰 때가 있다. 25년 전 최고로 감각적인 뉴 제너래이션이라 자부했던 X세대는 이렇게 어느 순간 뒷방으로 밀려났다.
X세대가 이렇듯 세대 격차의 허탈감을 느낀다면, 지금 20대인 밀레니얼 세대도 상실감이 있다. 임홍택의 책 ‘90년생이 온다’에 나오듯 그들을 대표하는 단어는 ‘간단, 재미, 솔직’이다. 90년대생인 밀레니얼 세대는 어쩌면 X세대가 무심히 내뱉은 ‘요즘 애들’이란 말에 상처받았는지 모른다. 그들은 밀레니얼 세대로 자신들을 규정 짓고, 자신들의 문화를 분석 대상으로 소비하는 4050세대와는 다른 공간을 찾아 독립을 택했고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대학교 산학협력단에 근무할 때 90년대생 직원들과 일했는데,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색다른 패턴을 발견했다. ‘다시 보기’ 플랫폼을 통한 예능 VOD 시청을 일과로 할애하며 유튜브 채널을 지상파보다 선호한다는 점이었다. 이른바 숏폼 콘텐츠이다. 지상파를 등진 밀레니얼 세대는 공감 가는 일상으로 가득 찬 브이로그(V-Log)로 몰려갔다.
4050 세대인 제작진이 만든 ‘히든싱어’나 ‘투유프로젝트 슈가맨’이 온라인 탑골 공원과 양준일 열풍을 만들어냈다면 밀레니얼 세대인 90년생들은 20대만이 공감할 수 있는 젊은 세대 이야기로 눈을 돌렸다. 그 대표주자인 SBS ‘문명특급’은 처음부터 지상파 대신 웹 예능을 택한 스브스 뉴스의 한 코너였다.
이들은 틴탑과 유키스 등 근과거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재조명하며 ‘숨어 듣는 명곡’이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20대의 새로운 문화인 비혼(非婚)과 교복 체험, 디지털 장례식 취재 등 참신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유튜브 웹 예능 ‘네고왕’ 역시 소비와 직결되는 프로모션의 결합으로 20대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90년대생 제작진이 주축이 돼 자신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새로운 트렌드를 생성한다.
동서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