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문장원 생애와 사진 등 수록
- 아버지 향한 아들의 고백도 담겨
“춤을 잘 추기 위해서는 멋을 알아야 해. 멋진 춤은 그저 ‘당닥쿵 따따’ 해가지고 나오는 게 아니야. 사람이 멋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한이 숙달되었다는 이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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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춤 대가’로 이름을 떨친 문장원 선생의 생전 공연 모습. 문장원기념사업회 제공 |
‘마지막 동래 한량’ ‘동래야류의 역사’로 불린 인간문화재 문장원(1917~2012)을 사진으로 추억할 수 있게 됐다. 문장원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고(故) 문장원 선생을 기리는 포토에세이집 ‘빛으로 빛나다’를 펴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 동래 출신인 문장원 선생은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영남 춤의 대가다. 부산 탈놀음인 ‘동래야류’의 예능보유자(원양반역)였으며, 양반의 멋과 여유를 담은 ‘동래한량춤’의 초대 예능보유자였다. 또 정초에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빌던 놀이 ‘동래지신밟기’ 복원에 힘썼고, 동래교방 관기 춤 ‘동래고무’ 발굴 과정에서도 고증을 했다. 검정 갓과 흰 도포 자락의 움직임이 학의 모습과 닮았다는 ‘동래학춤’과도 인연이 깊다.
그뿐 아니라 부산민속예술보전협회 이사장, 동래야류보존회 회장 등을 맡아 이끌고 ‘동래야류지’를 비롯한 잡지들을 발간하며 학술적인 연구에도 힘을 보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수여하는 옥관 문화훈장(1999년)과 부산시의 문화상(2010년·전통예술 부문) 등을 받기도 했다.
기념사업회에서 이번에 펴낸 에세이는 1917년 동래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등을 모두 겪은 문장원 선생의 파란만장한 개인사부터 한국 전통문화·예술 계승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명무(名舞)’의 삶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동안 가족 제자들이 소장해 온 사진, 기억, 기록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문장원 선생의 제자였던 기념사업회 손심심 운영위원장도 에세이 제작에 힘을 보탰다. 손 운영위원장은 “기본을 중요시하는 선생님은 양팔을 치켜들고 일자 사위만 3시간씩 돌리기도 해 친구 중에는 중도 포기를 하고 도망을 가기도 했다”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마음대로 춤을 가지고 노는 능력 열정,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났던 분”이라고 문장원 선생을 기억했다.
에세이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통민속예술가가 된 아들 문용민(기념사업회 감사) 씨의 진솔한 고백들도 담겨 눈길을 끈다.
전통문화 부흥을 위해서는 쉴 틈 없이 내달렸으나 가족과는 소원했던 아버지의 모습, 외로웠을 그를 이해하게된 순간, 56세가 돼서야 94세의 아버지에게 비로소 춤을 허락받았던 일화 등은 문장원 선생의 삶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기념사업회 김경호 이사장은 “이번에 펴낸 책을 계기로 코로나로 위축된 전통예술계 모두가 힘을 얻길 바란다”며 “문장원기념사업회 또한 앞으로 인재 발굴과 좋은 공연을 꾸준히 지원해나가겠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