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2021 신춘문예] 단편소설 심사평

지문·대사는 절제력, 주제 관철은 집중력 돋보여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20-12-31 19:01:07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예심에서 올라온 작품은 10편이었다. 이중 최종 본심 대상으로 ‘잭나이프’ ‘닥터 백’ 그리고 ‘얼음 창고’였다. ‘잭나이프’는 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부모를 매개로 한 가족 서사 유형이다. 이 경우 소설의 본령인 윤리(moral)를 다루는 작가의 관점과 태도, 새로운 인물(관계)을 창조하는 안목과 기술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 소설은 그 지점을 어느 정도 성취하고 있으나, 중반 이후부터 문장과 서사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약화되는 한계가 있었다. ‘닥터 백’은 호주 멜버른을 무대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흘러들어온 한국인 체류자들의 유동적인 삶의 한 시기를 닥터 백이라는 인물과 타로 가게를 중심으로 펼친다. 인물과 공간에 대한 작가의 장악력으로 세부 구성에서 독자의 신뢰와 신비감을 확보했으나 결정적으로 서사 전환의 시간 운용이 불균질하여 맥락적으로 혼선을 빚는 단점을 노출했다.

   
‘얼음 창고’는 얼음처럼 녹아버리고 사라지는 덧없음과 삶의 패배 속에서도 놓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새로운 상권을 도모하기 위해 낡은 상가 건물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건설하는 것과 허물어 없애는 것의 대치 상황과 그 끝을 그리고 있는데, 이러한 구도에서 승자는 정해져 있고, 서사의 흐름도 짐작 가능하다. 이런 흐름에서 어떤 새로움, 어떤 특징을 찾을 수 있을까. ‘얼음 창고’는 지문과 대사 운용에서 작가의 절제력이 뛰어나고, 소재를 주제로 관철시키는 집중력이 확실하다. 자칫 구태의연하게 흐를 인물과 공간이 작가의 오랜 관찰에서 도려낸 듯 적확하게 묘사되어 행위와 장면이 선명하고 진실하다. 소설가의 자질이 과학자의 관찰력을 전제로 한다는 것, 자칫 간과하는 삶의 어두운 부분을 밝혀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응모자분들께 격려의 마음을, 당선자에게 축하와 정진의 말을 전한다.

▶본심 심사위원=조갑상 함정임 소설가
▶예심 심사위원=이미욱 소설가, 강희철 문학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아파트분양 성적표 희비…상승여력 높은 단지 청약 몰렸다
  2. 2‘에어컨 없는’ 올림픽 선수촌…韓선수단, 쿨링재킷 입는다
  3. 3[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4. 4억울한 옥살이 3년, 노래로 풀어낸 사연
  5. 5동아대 의대 휴진 결정…‘빅5’ 병원 무기한 셧다운 확산
  6. 6옛 부산외대 땅 개발 ‘일단 정지’
  7. 7데이터센터 전기 신청 폭증…땅값상승 노린 허위도 기승
  8. 8[르포] 건네받은 생수 벌컥벌컥…“펄펄 끓는 땅, 박스 없인 못 앉아”
  9. 9초량상가시장 건물 경사로 와르르…위엔 80세대 아파트 ‘아찔’
  10. 10‘백상 커플’ 수지와 첫 연기 호흡 “오랜 연인 케미? 반말 처음 해봐”
  1. 1‘1의원 1보좌관제’, 부산시의회 의장 선거 주요 이슈로
  2. 2이성권(사하갑) 의원,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에 2차 공공기관 이전 조속 추진 요청
  3. 3檢 ‘쌍방울 대북송금’ 이재명 기소…제3자 뇌물 등 혐의
  4. 4李 서울~수원 오가며 주 4회 법정 설 수도…당무차질 불가피
  5. 5野 반쪽 법사위 ‘채상병특검법’ 상정 강행…與 “거부권 건의”
  6. 6김종양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산업단지 신속 추진법' 1호 법안 발의
  7. 7韓-카자흐 핵심광물 공급망 MOU “韓기업 우선 개발”
  8. 8민주 당헌·당규 개정, 당내 우려에도 ‘착착’
  9. 9野 “대통령 정적 죽이기”…與 “李 지키려 사법부 장악”
  10. 10당정 “내년 3월말까지 공매도 금지기한 연장”
  1. 1아파트분양 성적표 희비…상승여력 높은 단지 청약 몰렸다
  2. 2데이터센터 전기 신청 폭증…땅값상승 노린 허위도 기승
  3. 3차등요금제·특화지역 추진 빨라진다…'분산에너지법' 본격 시행
  4. 4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에 110만 관객 ‘역대 최대’
  5. 5삼정타워서 쇼핑 축제 즐기세요
  6. 6세계 ‘데비안 개발자’ 부산서 학술행사
  7. 7쿠팡 "공정위 결정 착수땐 로켓배송 어렵다"
  8. 8재개발 때 국공유지 관리청 명시적 반대 없으면 사업 동의로 간주
  9. 9국내 기업 10곳 중 4곳, 번 돈으로 이자 감당 못해
  10. 10여당서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과세특례 재추진
  1. 1억울한 옥살이 3년, 노래로 풀어낸 사연
  2. 2동아대 의대 휴진 결정…‘빅5’ 병원 무기한 셧다운 확산
  3. 3옛 부산외대 땅 개발 ‘일단 정지’
  4. 4[르포] 건네받은 생수 벌컥벌컥…“펄펄 끓는 땅, 박스 없인 못 앉아”
  5. 5초량상가시장 건물 경사로 와르르…위엔 80세대 아파트 ‘아찔’
  6. 6부산 사상구 감전동 폐수처리 공장 인근서 폭발…2명 부상
  7. 7“차등전기료 부산에 기회…첨단기업 유치할 경쟁력 갖춰야”
  8. 8“공공건물에 소아과 개원하실분” 인프라 부족에 부산 동구 나섰다
  9. 9맛집·대형음식점도 못 믿어…부산시특사경 15곳 적발
  10. 10100억 횡령 우리銀, 금감원 조사 착수…임원에 관리책임 물을까
  1. 1‘에어컨 없는’ 올림픽 선수촌…韓선수단, 쿨링재킷 입는다
  2. 2MVP 매탄고 임현섭 “팀원 대표로 수상…프로팀 진출 포부”
  3. 3협회장배 고교축구, 수원 매탄고 우승
  4. 4달라진 한현희…시즌 첫 QS, 이적 후 최다 9탈삼진
  5. 5막강 공격력 매탄고, 4년 만에 ‘고교 월드컵’ 제패
  6. 6백승주 매탄고 감독 “선수들, 경기 주도권 잡는 플레이 펼쳐”
  7. 7원정 중국 관중 비매너 야유에…손흥민 ‘3-0 손동작’ 침착한 응수
  8. 8롯데 나균안, 키움전 선발 등판…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9. 9한국 근대5종 세계선수권서 남녀 계주 동반우승
  10. 10U-19 축구대표팀 중국에 일격 당했다
우리은행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UN해양법으로 바다 가치 상승, ‘자원의 보고’ 알리려 기념일 지정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바다 달팽이, 군소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용기있는 바이킹 ‘원샷’ 했다네 外
길찾기는 뇌 활동을 증폭시킨다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괜찮다 /서석조
분꽃 /임종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마동석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홀로코스트서 발견하는 우리 시대의 비극
여성의 재구성과 남근적 질서의 전복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13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12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전포동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문화공간 ‘유기체’
디즈니 플러스 다큐멘터리 ‘비치 보이스’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13일(음력 5월 8일)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12일(음력 5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인의 딸이 죽자 애도시를 읊은 이계(李烓)
구름 속에 묻혀 속세와 단절된 불일암을 시로 읊은 이달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