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우한서 보낸 한 달 여간의 기록과 재난의 민낯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궈징 지음·우디 옮김/ 원더박스/ 1만6500원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0-11-12 19:23:09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교통 신호등이 아직 켜져 있었다. 빨간불을 본 나는 의식적으로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러다 길에 차가 아예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흠칫 놀라서 계속 걸어갔다.”(51쪽)

“봉쇄 이후 나에게선 ‘오늘은 무슨 요일’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다. 오직 ‘오늘’과 ‘내일’이 있을 뿐이다.”(215쪽)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되고, 이듬해 1월 10일에는 첫 사망자가 발생한다. 중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1월 23일 우한을 전격 봉쇄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이 전염병은 전세계로 빠르게 번져간다. 그리고 5000만 명이 넘게 감염된 현재까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 출간된 책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시계를 처음으로 되돌린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겪은 우한을 조명해 재난의 민낯을 보여주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한다.

책은 우한에 사는 사회활동가 궈징이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SNS에 일기 형식으로 올린 도시 풍경과 일상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었다. 당시 궈징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약 한 달 전 우한으로 이사 온 상황이었는데, 홀로 타지에서 맞닥뜨린 갑작스런 고립으로 불안감과 무기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려는 방법으로 소소한 일상에 더욱 집중한다. 또 사회활동가라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봉쇄된 도시를 관찰하고, 낯선 이들과 소통한 내용을 SNS로 공유한다. 약국과 마트에서 벌어지는 사재기 풍경, 생계를 위해 감염 위험에도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궈징의 일기는 코로나19가 초래한 공포 차별 폭력 문제도 다룬다. 한편으로는 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취약계층이 필요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며,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나누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처럼 개인의 일상에서 시작된 39일간의 기록은 결국 인류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 소통과 연대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팬데믹 시대의 국가 역할, 개인의 자유, 집의 의미 등에 관한 사유도 뒤따르게 한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8. 8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광대극'’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0. 10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5. 5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6. 6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7. 7"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0. 10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7. 7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4. 4[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9. 9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10. 10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