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12> ‘한국인의 밥상’ 과 ‘백반기행’

최불암 ‘느린 맛’과 허영만 ‘그리움의 맛’

  • 장은진 동명대 외래교수
  •  |   입력 : 2020-10-19 18:47:5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금은 좀 시들해졌지만 3,4년 전 만 해도 방송가의 먹방 열풍은 대단했다. 냉장고를 공개한 뒤 요리 대결을 벌이거나 손맛 좋은 연예인의 요리 비법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 줄줄이 제작됐고 방송을 탄 유명 셰프의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죽하면 한때 초등학생의 선호 직업 1위가 인기 셰프였을까.

먹방 열풍이 유행한 배경으로 한국 사회가 직면한 ‘허기 사회’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픔은 채워지지 않고, 이 유령 허기는 계속 무언가 집어삼키게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호응을 얻은 상업적이거나 자극적인 소재 일변도 먹방 프로그램의 홍수에서도 몇 년째 꾸준히 철학을 고수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벌써 10년 세월 가까이 방영되는 KBS ‘한국인의 밥상’. 영상에는 최불암 말고는 셀럽이나 인기 셰프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도 소박하고 정성 어린 밥상을 차리는 촌부들이 등장할 뿐이다. 투박하고 심심한 시골 밥상의 맛처럼 호흡이 긴 방송을 보고 있자면 느리게, 천천히 공들여 만드는 삶의 리듬을 표방한 슬로우 푸드가 떠오른다. 오롯이 음식에 집중하는 이들의 한 끼를 위한 수고스러움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여기에 질그릇처럼 묵직하고 투박한 최불암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3첩밖에 없는 새참 밥상도 꿀맛 같고, 출연진의 사연과 인생 역시 묵은 된장처럼 맛이 깊다.

만화가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좀 더 역동적인 즐거움을 준다. 소문난 노포를 부지런히 발품 팔며 찾아다니는 것도 그러하고, 잘 통하는 게스트가 출연한 날이면 식당 서너 곳을 순례하며 말 그대로 노장의 썰(說)을 푼다. 더구나 직설적인 화법으로 게스트를 당황하게 하는 허영만의 짓궂은 설전은 때론 감칠맛 나는 음식처럼 ‘재미지다’. 게스트와 친분에 따라 그날 방송의 묘미가 달라지는 점이 ‘백반기행’의 포인트랄까.

‘한국인의 밥상’은 느림의 미학을, ‘백반기행’은 백반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사는 도시인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물론 내가 방문하면 저렇게 풍성하게 나올까 하는 의심은 간혹 들지만…. 오늘 저녁은 우리 동네 나만 아는 골목 끝 집 육개장이다.

동명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5. 5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6. 6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7. 7국감서 발언하는 해양수산부 장관
  8. 8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9. 9“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0. 10‘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3. 3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4. 4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5. 5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9. 9[속보]국감까지 간 '부캉이' … 여야 "상어 생태환경 연구확대 필요"
  10. 10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4. 4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5. 5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8. 8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9. 9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10. 10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3. 3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4. 4“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5. 5‘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9. 9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10. 10미란다 원칙 고지 않고서 허위 보고한 경찰 재판행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7. 7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8. 8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9. 9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지은- little talk-Venice
김지효-우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3일 (음 9월 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2일 (음 9월 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