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 모두 육아에 찌든 엄마가 주인공이다. 한 권은 끔찍하고, 또 하나는 ‘웃프’다. 하지만 결은 같다. 아이 키우기는 전 세계 엄마가 죽을 만큼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아이는 좀비가 돼서라도 키워야 할 만큼 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래픽 노블 ‘좀비 마더’. 제목만 봤을 땐,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엄마의 상태가 좀비처럼 너덜너덜해졌을 거라고 추측했지만 책을 펼쳐보니 숫제 주인공인 해진 엄마는 진짜 좀비였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남편의 밥을 차리고, 빨래와 청소를 한다. 죽어서도 육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외벌이로 힘겹게 가정을 꾸려 나가는 해진 아빠도 좀비고, 맞벌이하는 아들 부부와 살면서 손주를 돌보는 옆집 할머니도 좀비다. 독박육아나 황혼육아 등 가족 안에서 고립되거나 육아 우울증을 심하게 겪은 사람들이 좀비로 바뀐다. 작가는 판타지물이나 공포물에서 볼 수 있는 ‘좀비’를 가져와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 버텨 내는 힘든 ‘육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책은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보다는 공감과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육아의 험난한 여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면서, 아직은 좀비로 변하지 않고 묵묵히 육아의 길을 걷는 이 세상의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내게 한다.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은 ‘카더라’ 육아에 솔직하고 유쾌한 반기를 든 책이다. 엄마가 되기 전 들어봤던 숱한 이야기들 ‘아이를 낳으면 모성 본능이 절로 생긴다, 모유가 최고다, 입덧이 사라지면 살 만하다, 신생아는 종일 잠만 잔다, 아이는 둘 키우나 하나 키우나 마찬가지다’ 등이 모두 거짓이라고 일갈한다.
저자는 매사에 흥과 열정, 파이팅이 넘쳤지만 예비 엄마 때 읽었던 수십 권의 육아서가 실제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자 좌절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저자는 출산 직후 당연하게 요구되는 모유 수유를 시작하자마자 젖꼭지가 부어오르고 젖몸살을 앓으면서, 피까지 질질 흘리자 도대체 이 아픔은 언제 사라지는지 조산사에게 묻는다. “이건 초유예요… 진짜 모유가 나오면 지금보다 더 아플 거에요.” 석 달만에 아이를 효율적으로 먹고 자는 기계로 만드는 ‘수면 교육 설명서’도 부질없긴 매한가지. 설명서대로라면 아이는 규칙적으로 충분히 먹고 자야 하지만, 현실의 아이는 1분 먹고 잠들었다 시간대 별로 깨는 탓에 한밤 중 수유를 위해 엄마는 4, 5번씩 깨기 마련이다.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한탄하던 저자는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얼마나 많은 거짓말에 여성들이 속았고, 그 때문에 쓸데없는 자책에 빠지게 됐는지, 자신이 겪은 진실들을 폭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노라 말한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