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까지 정상 개최 추진했으나
- 조직위 “일반 상영관 방역 총괄 한계”
- 편수 190여 편… 예년 3분의 2 수준
- 영화의전당 6개 상영관서 모두 소화
- 자원봉사자 없이 최소 인력으로 개최
- 필름마켓·亞필름어워즈 온라인 진행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올해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주 연기’와 ‘행사 대폭 축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감염 확산 방지를 고려하되 ‘영화와 관객이 만나는 장’이라는 영화제의 기본 역할은 해내겠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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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영화의전당 광장에서 열린 제24회 BIFF 개막식과 야외무대 행사.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대면 행사·모임을 진행하지 않아 이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국제신문 DB |
BIFF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임시총회를 열어 다음 달 7~16일로 예정된 제25회 BIFF를 같은 달 21~30일로 연기했다. 추석 연휴 직후의 감염 확산 우려가 가장 큰 이유지만 주 무대인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사용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7일부터 부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돼 공공문화시설인 영화의전당은 휴관 상태다. 2단계가 이어질 경우 일반 상영관만 이용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전당이 지닌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전염병 확산 사태를 더 키울 수도 있어 영화의전당에서만 상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영작 1편당 2, 3회였던 상영 횟수가 1, 2회로 줄어들 예정이다. 올해 편수가 190여 편으로 예년보다 3분의 2 수준이긴 하지만, 최대 6개 상영관을 보유한 영화의전당이 기존 상영 회차를 모두 소화하기는 어렵다. BIFF 관계자는 “영화의전당이 BIFF 전용관인데 이를 두고 다른 곳을 이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더구나 조직위가 일반 상영관 방역을 총괄할 수 없다. 올해는 800명에 달하던 자원봉사자도 없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영화제를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소뿐만 아니라 영화제 몸집 자체도 대폭 줄었다. BIFF의 하이라이트인 개·폐막식·야외무대·오픈토크·영화인 네트워킹 리셉션 등 대면 행사는 모두 취소했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비프 포럼은 물론, BIFF·홍콩국제영화제·도쿄국제영화제가 함께 개최하는 아시아필름어워즈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필름어워즈는 올해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다. 수상작은 다음 달 14일 아시아필름어워즈아카데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다.
시민에게 사랑받던 부산시민공원 야외상영회도 올해는 만날 수 없다. 논의가 진행되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자동차극장 역시 ‘행사·모임 금지’ 방침에 따라 개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가보훈처와 함께 진행하려던 6·25전쟁 70주년 기념 행사도 사실상 힘들게 됐다.
올해 영화제 개최 여부는 임시총회 날까지 지역사회는 물론 국내 영화계의 핫 이슈였다. 애초 25주년인 올해 더욱 풍성한 행사가 준비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지난 6월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온라인 대신 현장 개최를 목표로 밝혀 영화계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감염이 재확산하자 모든 계획을 바꿔야 할 상황이 됐고, 이달 초로 예정됐던 임시총회와 기자회견까지 연기하며 결정을 미뤄 이목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BIFF가 협찬금으로 마련되는 인건비 확보를 위해 개최를 강행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BIFF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어려움에 처한 영화산업에 더 큰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한 것이고, 올해 인건비 부족은 이미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양준 부집행위원장은 “국내외 영화제가 멈추면서 영화와 관객이 만날 수 있는 장이 거의 사라졌다. 방역을 고려하면서도 BIFF의 핵심 목표라 할 수 있는 ‘한국 영화의 프로모션’에 충실히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