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액터스가 9~12일 박근형의 희곡 ‘너무 놀라지 마라’를 부산 남구 대연동 하늘바람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극단 액터스가 오는 12일까지 선보이는 블랙코미디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의 한 장면. 액터스 제공

‘너무 놀라지 마라’는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박근형 극작가 겸 연출가가 2009년 초연한 작품이다. 대한민국연극제 작품상을 포함해 다양한 상을 휩쓸며 호평받았다. 이후에도 여러 번 재공연 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연극은 4명의 가족 구성원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남편은 불황기에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고, 아내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노래방 도우미로 나선다. 시동생은 은둔형 외톨이에다 만성 변비 환자로 종일 화장실을 떠나지 못하는 상태다. 어느 날 원수인 친구의 장례식에서 가출한 아내가 소복을 입고 우는 것을 발견한 시아버지가 충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버지의 시체를 화장실에 방치하고 장례조차 치르지 않는다.

날카로운 풍자와 조롱이 돋보이는 박근형의 작품답게 ‘놀랄 것이 너무 많아 새삼 놀랄 것도 없는’ 현대 사회를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더불어 가족의 해체와 소통 부재 등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았다.

연출을 맡은 극단 액터스 손병태 상임 연출가는 “남들의 행동에는 경악하지만 정작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하고 태연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며 “초연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할 만큼 사회적 병폐를 정확하게 꼬집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너무 놀라지 마라’는 거리두기 좌석제로 진행된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