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는 종일 온갖 고민에 빠져 있는 ‘걱정쟁이’다. 바지가 찢어질까 봐 안절부절 못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냄새가 나서 놀림을 받을 것 같아 고민한다. 또 친구 준혁이에게 버럭 화를 내고 돌아서서는 ‘마음이 상하진 않았을까’ 내내 신경을 쓴다.
이런 고민들은 ‘걱정괴물’이 돼 그린이의 몸과 마음을 모두 힘들게 한다. 밤에는 깊은 잠을 못 자고, 악몽에도 시달린다.

부모님은 그린이의 걱정들이 쓸데없고 사소하다며 나무라기만 하지만, 할머니는 다르다. 그 마음을 알아주고 좋은 해결법까지 제시해준다.

“누구에게나 걱정은 있단다. 할머니도 걱정이 많지. 그런데 오래가지 않아. 왜냐하면 할머니는 집에 들어갈 때 집 앞 나무에 걱정을 매달아 놓고 들어가거든.”(14쪽) 다음날 그린이는 할머니의 말대로 집 앞 나무에 걱정괴물들을 붙들어 매 놓는다. 그렇다고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몸은 한결 가벼워지고, 잠도 푹 자게 된다.

‘걱정이 너무 많아’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걱정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걱정이란 게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이해시킴으로써 어린 독자들에게 안도감과 다정한 위로를 선사한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감정을 익살스러운 괴물의 모습으로 표현한 점도 재밌다. 괴물들이 그린이의 등허리에 올라타 몸을 무겁게 하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잠을 방해하는 장면은 일상에서 느끼는 걱정의 부정적인 효과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문제가 어린이의 시각에서는 고민거리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