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라 공주는 눈송이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태어나 왕과 왕비에게 큰 기쁨을 안겨 준다. 하지만 왕과 왕비는 공주가 훗날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까 걱정해 직접 교육을 하기로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왕비는 책으로 둘러싸인 탑에서 공부를, 왕은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줄넘기와 달리기를 시킨다. 유모는 공주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며 하루에 목욕을 세 번이나 시킨다.
공주는 자신을 위한다는 이 모든 과정이 재미없고 지루하고 지겹기만 하다. 공주는 커다랗고 털이 복슬복슬한 금빛 개를 키울 수 있다면 이 모든 지겨움을 이겨 낼 수 있을 것만 같아 한밤중에 몰래 수호 요정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공주 앞에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악어가 나타났다. 악어는 공주의 옷을 입고는 변신한 자신의 모습에 매우 흡족해한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슈크림을 준다면 대신 공부와 목욕을 하겠다며 공주를 성 밖으로 내보낸다.
왕비와 왕과 유모는 공주로 변장한 악어를 알아볼 수 있을까? 왕비는 책 읽기에 빠졌고, 왕은 공주를 운동시키는 데 전념한다며 시계 초침만 본 탓에 악어를 볼 틈이 없어서, 변장한 악어를 공주라고 생각한다. 유모는 목욕을 시키다 한참 후에나 악어를 알아봐 한바탕 난리를 피운다.
그동안 진짜 공주는 딸기도 따고, 나무에도 올라타고, 숲속에서 멋진 요새를 만들어 낮잠을 자면서 즐겁게 보낸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 깨닫는다.
부모들은 흔히 자녀보다 자신이 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녀가 풍족하게 살아가려면 학습이 중요하다며 상당한 관심을 두지만, 정작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책은 이런 부모를 꼬집는다.
저자는 미국 아동문학가이지만 한국 교육 현실을 풍자하는 듯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교육 시장에 맡기지 않고 직접 가르친다는 것 정도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