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순위에서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3위를 기록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올려 먹는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직접 짜파구리를 만들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영상을 공유하면서 빠르게 퍼졌다.
 |
| 영화 ‘올드보이’ 속 만두(왼쪽 사진)는 주인공이 복수할 대상을 찾아내는,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오는 와인은 주인공이 동경하던 예술의 황금시대인 1920년대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영화장면 캡처 |
이처럼 흔히 보던 음식도 영화에 나오면 특별해진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웃음·눈물·질투·서러움을 김치찌개·짜장면·국수와 섞어 먹으면 그 음식은 영화 속 인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잘 만든 영화에는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 ‘먹는 장면’이 적어도 하나는 나온다.
미국영화에서 중국 음식은 외로움·고독함 등을 한 번에 설명해주는 매개체다. 어두운 사무실에서 네모난 박스형 종이에 담긴 볶음국수나 볶음밥을 퍼먹는 모습은 영화에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해리슨 포드가 포장마차에서 먹던 국수, ‘대부’에서 알 파치노의 큰형으로 나오는 제임스 칸이 회의를 하는 장면서 어지럽게 널려 있는 음식,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톰 행크스가 크리스마스에 혼자서 배달해 먹는 음식 모두 중국 음식이다.
왜 중국 음식이 다른 곳도 아닌 미국영화에서 서민이 먹는 ‘소울푸드’로 비춰질까? 그것은 미국 대륙횡단철도 부설을 위해 중국에서 건너간 노동자들이 귀국하지않고 남아 식당을 열면서 싸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팔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상황에는 그에 맞는 음식이 있다. 바로 이 분위기가 ‘영화의 맛’을 만들어 낸다.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만추’를 제작한 저자는 애니메이션 ‘메밀꽃 필 무렵’을 통해 막국수의 시원한 맛을 소개하면서,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와 고도 성장기로 이어지는 구황음식에서 별미의 상징이 된 메밀의 변신 과정을 들려준다. 18세기 전후 프랑스 파리를 묘사한 우디 알렌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 등 와인이 등장하는 다양한 영화를 비교 분석하며 프랑스의 교양과 오만함, 미국의 실용과 뻔뻔함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이 밖에 ‘변호인’ ‘강철비’ ‘올드보이’ ‘인터스텔라’ ‘아마데우스’에 나온 ‘그 음식’이 맛있는 이유를 영화적 맥락과 인물의 성격, 요리의 특징, 사회적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