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16> 제15곡 - 정치인의 길

나를 바로잡는 일, 각자의 삶에서 ‘의로운 정치’가 시작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사진설명 : 가장이 힘겹게 수레를 끈다. 가족들은 뒤에서, 옆에서 힘을 보탠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그렇게 고비를 넘어왔다. 정치인의 리더십은 올바른 비전 제시와 솔선수범,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데서 빛난다. 2015년 ‘청초 이석우전-사람의 삶을 그리다’(동아대 석당미술관)에서 소개됐던 ‘총화도’. 부산 화단에서 전통회화의 명맥을 지키며 후진 양성에 힘썼던 이석우(1928~1987) 선생은 새로운 수묵채색화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신문DB )


- 정치란 결국 국민이 만드는 것
-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가꿔야
- 공자는 솔선수범·성실 등 강조

- 현대 정치인 ‘당선’에만 주목
- 신뢰·포용 없이 대립만 가득
- 제도 탓 말고 스스로 돌아봐야

열정, 균형감각, 책임감은 베버가 꼽은 정치인의 덕목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정치인은 당선을 최고 덕목으로 친다지요. 독일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1864~1920)가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가치를 조목조목 짚었다면, 우리나라 선출직 정치인은 당선에 목을 맨다고 꼬집는 말입니다. 뜨거운 가슴과 냉정한 머리와 두둑한 배짱으로 공동체 비전 및 공동체 구성원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이지요. 신뢰와 포용, 도덕과 소통 대신 내로남불과 막말의 악다구니 사이에 낀 현실 정치인에게 짠 점수를 줄 수밖에 없으니 큰 간극이 느껴집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 먼저 나를 바로 잡고 세상이 돌아가는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 바로 공자의 가르침이라고 앞서 말했습니다. 당연히 정치인은 솔선수범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국민이 잘 살게 하고, 국민을 잘 가르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의 뜻을 이은 맹자가 다짐했습니다. “그 일을 하겠노라”고. 인에 거하며, 예에 서며, 의와 도를 행하는 대장부의 기개와 정직함으로써 기르고 해침이 없다는 호연지기를 바탕으로 한 당당한 선언이었습니다.

그런 정치인을 기다려야 할까요. 아닙니다. 만들어 가야지요.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내가 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이 희망’이라고 하지요. 그 사람은 불특정 다수의 익명성에 가려진 이가 아니라 세상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여야 합니다. 내가 오롯이 서려면 스스로 닦아 뜻을 세워야겠지요. 나의 삶이 사회가 되고 경제가 되고 문화가 되고 정치가 되어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야지요. 요즘으로 치면 좋은 정치인을 뽑을 수도 있고, 좋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나서 표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세월호라는 키워드에 뜻을 같이 한 ‘다시, 봄’ 프로젝트의 ‘아하, 누가 그렇게’(QR코드 또는 인터넷 주소 https://youtu.be/6PVJejnE2NY)를 들으며 시작하겠습니다.



■정치, 바로 나의 일일 수 있다

‘논어’(論語) 13편(자로) 1장. 자로가 정치를 묻자 공자께서 솔선수범과 성실이란 화두를 제시합니다. 자신이 먼저 하고 나서 나중에 시키며(선지노지·先之勞之), 게으름 피우지 않아야(무권·無倦)합니다. 정치인이 도리를 솔선하면 비록 수고스럽더라도 이를 따르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물이 아래로 흐르는 이치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사람’을 기다린 후에 도가 행해지기 마련(대기인이후행·待其人而後行)이지요.(‘중용’ 27장) 그 방법은 옛 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아 예를 높이는 일입니다. 도(道)가 천지자연의 이치 및 그 작용이라면 예(禮)는 사회질서와 규칙이라는 점도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덧붙인다면, 천시(天時)가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人和)만 못하다는 점입니다. 천시가 시대상을 나타내고, 지리가 사회성을 표방한다면, 그런 통시성과 공시성을 아우르는 것이 인화, 화합이겠지요. 기인(其人)이 행하는 정치이며, 그 기인은 바로 나일 수 있음이 중요합니다.

공자께서 이를 쉽게 설명한 ‘논어’ 9편(자한) 2장 내용을 살펴보죠. 달항 고을 사람이 공자께 어깃장을 놓습니다. “다방면에 걸쳐 두루 알면서도 어느 것 하나 명성을 이룬 것은 없지 않습니까.”(박학이무소성명·博學而無所成名) “그럼 말을 몰까, 활쏘기를 할까, 말을 몰아야겠구나.” 말을 몰겠다(어·御)는 일차원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린다는, 나아가 인정(仁政)을 펼치고자 하는 담대한 의지가 공자의 대답에 담겼습니다.

■정치인 마음가짐 다시 다듬어야

맹자는 이 일을 두고 ‘나를 버려두고 그 누구이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나야말로 그 사람이라는 말이지요. 진정한 실력과 경륜으로 다져진 대장부의 호연지기가 느껴집니다. 이 같은 일을 할 정치인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조국과 민족을 위한다고,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숱한 정치인을 봐왔으나 진정 그렇게 행동한 정치인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이고, 서두에서 말한 큰 간극이 생긴 이유입니다.

2500년 전 공자, 그로부터 100년 뒤 맹자를 오늘 소환하는 까닭은 더불어 살아가자는, 대동사회를 위한 ‘인정’이란 기치의 현실성에 있습니다. 넌더리가 날만큼 겪어온 내로남불에서 벗어난 정치, 정치인을 기대해 볼 만하지 않습니까. 공자의 서(恕),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는 경구가 지켜지는 모습 말입니다.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과거를 파먹는 정치 대신,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를 하려는 정치인이라면 가슴에 ‘서’가 필요합니다.

   
그런 정치인이라면 대놓고 막말을 하지 않겠지요. 증오와 편가르기로 상대에게 흠집을 내고, 거기에 소금까지 뿌리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요즘도 무한경쟁과 불평등에 많은 사람이 도 아니면 모의 삶을 살아야 할 만큼 위태롭습니다. 공자와 맹자가 살던 때를 약육강식의 패권시대라 표현하지만 오늘도 만만찮습니다. 그 시대에 인정의 깃발을 흔들었다면,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지금은 적어도 한 두 발짝은 여유있게 앞서가야 하지요.

그 당시는 권력을 잃으면 목숨까지 내놓았지만, 지금은 투표로 정권을 교체하지 않습니까. 정치 제도를 탓하기 앞서 정치인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아일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의 ‘I Believe In You’(QR코드 또는 인터넷 주소 https://youtu.be/318ZDSy3zn4)를 들으며 마치겠습니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속보]119센터가 이송병원 지정…‘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
  9. 9[속보] 이 대통령 “정치검찰 시대 막 내려…이제 경찰개혁이 주요 과제”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9. 9“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심재운 후보자 적격”
  10. 10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3. 3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9. 9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10. 10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7. 7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8. 8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9. 9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10. 10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