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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슬부터 둘째이모 김다비까지…대세된 ‘부캐(부캐릭터)’

유재석·김신영·이효리·박나래…새 캐릭터로 대중에 신선한 재미

  •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   입력 : 2020-07-19 19:21:21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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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에 인기 편중 더 심화 우려

“무조건 신영이에게 일 오는 거 나에게 넘겨. 어차피 은퇴할 아이야.”
최근 ‘부캐’ 열풍이 방송가를 휩쓸고 있다. 왼쪽부터 린다G 유두래곤 비룡(이효리 유재석 비)가 결성한 그룹 ‘싹쓰리’. 오른쪽 사진은 김신영이 분한 둘째이모 김다비. MBC 제공
김신영과 꼭 닮은 그의 이모 김다비가 순수한 경쟁심리(?)에서 한 말이다. 분명히 김신영인데, 분장 조금 하고는 아니라고 굳이 우기며 시청자를 웃음바다에 빠뜨린다. 19일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부캐(부캐릭터)를 쓰는 김다비(김신영), 유두래곤 린다G 비룡(유재석 이효리 비), 조지나(박나래) 등이 인기몰이 중이다. 부캐지만 프로그램의 주연으로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부캐는 온라인 게임이나 커뮤니티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캐릭터를 뜻한다. 방송에서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기 위해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사실을 양념처럼 섞는다.

‘많을 다(多)’에 비가 많이 오는 날에 태어났다는 김다비는 77살 잔나비 띠이며 막내아들은 37살이고 태권도 검은 띠다. 조카는 김신영이며 특기는 킬힐 신고 약초 캐기다. 새벽엔 수영, 점심엔 에어로빅, 심야 테니스를 하며 맥주 1만㏄를 마시고 체력을 다진다. 이런 부캐를 가진 김다비가 지난 5월 1일 발표한 노래 ‘주라주라’는 유튜브 조회수 288만 뷰를 기록 중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가 추천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다비는 MBC 김태호 PD가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TV조선 ‘뽕숭아학당’ 등에서 활약 중이다. 심지어 포털의 이름마저도 김신영과 나란히 둘째이모 김다비로 등록돼 있다.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매니저가 “다비 이모에게 섭외가 정말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신영 누나 매출의 10배”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부캐의 시발점은 김태호 PD가 만든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산슬은 가수로서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 출구’ 등의 가요를 히트시켰다. 이후 유재석은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라섹, 치킨의 맛을 설계하는 닭터유까지 김 PD의 부캐 만들기에 동참했다. 최근 유재석의 부캐는 유두래곤이다. 린다G 비룡(이효리 비)과 혼성그룹 싹쓰리를 결성했는데 선공개한 커버곡 ‘여름 안에서’,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현재 음원 차트 정상에 있다. 이들은 오는 25일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박나래가 패셔니스타 조지나로 분한 부캐도 시청자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안동 조씨 조지나로 출연했는데, 동료인 사만다(한혜진), 남미계 마리아(화사)와 친목모임인 ‘여은파’를 결성했다. ‘순한 맛’을 보여주는 정규방송 외에도 유튜브 공식 채널 ‘나 혼자 산다 STUDIO’에서 더욱 강한 ‘매운맛’ 버전도 공개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유재석의 유산슬 이후 또 다른 분신을 만드는 데 대중이 익숙해져 버렸다. 연예인들도 자신의 새로운 점을 이끌어내며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며, “여기에는 김신영의 코믹스런 분장과 같은 B급 유희가 깃들어있다”고 부캐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부캐가 많아질수록 인기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방송가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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