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아동문학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장편동화 ‘은하 철도의 밤’이 원작인 그림책이다. 만화영화 ‘은하 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책으로 잘 알려졌다.
주인공은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간 뒤 소식이 끊긴 아빠를 대신해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소년이다. 마을 축제가 열리는 날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언덕 위 나무 아래서 슬픔을 삭이며 앉아 있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반짝이는 거문고자리의 파란 별이 세 개도 되었다가 네 개도 되었다가 하면서 반짝반짝 빛나고, 뒤에 있는 천기륜 기둥이 깜빡였다. 이후 어디에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기차가 나타났다. 별자리를 역으로 삼아 덜커덩덜커덩 은하수를 건너는 하늘 기차였다.
주인공은 기차에 올랐고 단짝 친구를 만나 함께 우주를 여행한다. 환상의 세계 속으로 이끈 천기륜 기둥, 백조자리의 북십자를 지키는 백조 수백 마리, 은하수를 따라 살랑대는 은빛 억새 등을 보고 새를 잡아 파는 남자를 만나는 등 놀라운 경험을 한다.
저자는 원작에 없는 이야기와 인물을 넣기도 했다. 책은 ‘빛과 그림자의 예술가’로 불리는 그림자그림(카게에) 거장인 저자의 그림으로 채워졌다. 그림자그림은 그림을 면도칼로 하나하나 오려 낸 다음, 투명 테이프나 조명용 컬러 필름을 붙이고 빛을 투사하는 방법으로 색채를 가득 품은 정교하고 세밀한 장면을 연출한다. 입체적이고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자극과 인형극에도 자주 활용된다. 이 기법으로 표현한 푸른빛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새하얀 백조자리와 붉은색 전갈자리는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준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