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원전 저기 구멍 좀 봐라” 국내외 작가들의 탈핵 외침

‘탈핵미술행동2020-핵발전소’ 또따또가갤러리서 26일까지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7-14 19:18:56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광주·울산 외 日 작가까지
- 진보 성향 미술인 26명 참여

전시장에 들어서자 도깨비가 ‘이눔아 쩌기 구멍 쫌 봐라’고 외치며 눈알을 뽑아낼 듯이 손으로 잡고 있는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1세대 민중미술 작가인 홍성담의 작품으로 전남 영광지역에 있는 원전 내부 곳곳에서 커다란 균열이 발생한 것을 풍자했다. 작가는 “영광 한빛 핵발전소가 건설되고 가동되자 도망간 도깨비다. 발전소에 구멍이 나도 사람들이 모른 척, 안 들리는 척, 안 보이는 척하자 돌아와서 이들의 눈을 억지로 뜨게 다그치는 설정”이라는 설명을 남겼다.
   
전시 진행을 맡은 방정아 작가가 정철교 작가의 ‘순례자들’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을 포함한 전국 작가들이 ‘탈핵’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은 시각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탈핵미술행동2020-고리·서생 핵발전소’가 부산 중구 또따또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참여 작가는 부산을 포함한 광주 전남 울산 수도권은 물론 일본 진보 미술인 26명이다.

   
홍성담 작가의 ‘이눔아! 쩌기 구멍쫌 봐라’.
하미화 작가의 작품은 예쁜 꽃을 그린 그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하다. 꽃 위에 또 다른 꽃이 똬리를 튼 듯한 기묘한 모습이다. 작품 제목도 ‘이상한 꽃’이다. 작가는 “방사능 누출사고로 파괴된 생태계는 기형 동식물로 아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은 실수가 자연의 질서까지 파괴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일본 작가 야마구치 이즈미는 회화 ‘죽음의 나라로부터 아직 말할 만한 희망이 있는가’ 연작 5점을 남겼다. 그는 함께 남긴 글을 통해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괴로워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심각한 방사능 피폭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 세계를 속여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려고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도 늦췄다”며 일본을 ‘죽음과 절망에 지배된 나라’로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점을 참고하면 ‘남의 일’ 만은 아니다.

‘탈핵미술행동’은 전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단체로, 수개월 동안 원전에 관해 토론하고 현장을 살펴본 후 고리·영광·월성 등 핵발전소 근처에 모여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전남지역과 수도권 작가들이 지난해 10월 전남 영광 핵발전소 인근에서 시작해, 지난 2월 울산 월성 핵발전소 앞에서 바통을 이어받았고 다시 지난 6월 부산지역 작가들이 기장 고리 핵발전소 앞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현장에서는 설치·행위예술·공연 등 작은 축제가 벌어졌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작가들이 미술행동을 토대로 제작한 영상·설치·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방정아 작가가 노주련 작가와 총괄 진행을 맡았다. 방 작가는 2016년 홍성담·정정엽 등과 원전 답사 모임 ‘핵몽(핵과 악몽의 합성어)’을 꾸린 후 매년 ‘탈핵’을 주제로 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는 “핵발전소라는 현장이 주는 강한 장소성으로 ‘탈핵’이라는 메시지가 한층 강화됐다. 작가들은 현장과 호흡하면서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며 “핵발전소 문제를 다룬 미술 작품이 별로 없다. 이번 전시를 통해 원전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권용휘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도청도설] if, 손아섭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