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령 무대 기록 등재 노려
- 21세 때 작곡한 작품 등 선보여
- 한동일 등 후배 음악가 힘 보태
한국 최고령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제갈삼(95) 전 부산대 교수가 오는 11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제갈삼 교수 기네스 음악회’를 연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작곡을 연주하는 세계 최고령 피아니스트로 기네스 기록에 올리자는 취지로 마련한 연주회다. 그는 1925년 11월생으로 올해 만 9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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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고령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제갈삼(95) 전 부산대 교수가 오는 11일 ‘제갈삼 교수 기네스 음악회’를 앞두고 자택에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현재 기네스 세계 기록에 최고령 피아니스트로 등재된 이는 루마니아 출신 켈라 데라브란키아(1887~1991)로 103세 때 마지막 연주회를 열었다. 당시 6번의 앙코르 요청을 받아들일 정도로 정정했다. 루마니아는 그녀를 기념해 2018년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한 부산문화 박흥주 대표는 “100세 넘어서 피아노를 치시는 분들도 있다. 그렇지만 본인의 이름을 건 연주회를 열고 본인이 작곡한 곡이 있는 피아니스트로서는 제갈 전 교수가 세계 최고령이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제갈 전 교수 이전에 2001년 93세로 공연한 피아니스트 김원복 전 교수가 있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1887~1982)도 94세에 연주회를 열었는데 기록은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제갈 전 교수를 대신해 세계 기네스 기록 등재를 위해 한국기록원에 요청했다.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제갈 전 교수는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하고 주기적으로 연주회도 열었다. 2015년 구순 기념 음악회, 2016년 부산문화회관에서 ‘망백(望百) 음악회’를 연 데 이어 2017년에는 사상다누림센터에서 공연했다.
지난 3일 자택에서 만난 그는 95세임에도 건반을 따라 흐르는 손놀림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청력도 젊은이와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술과 담배를 전혀 안 하고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한다. 손이 건반에 올라가면 저절로 움직인다. 뇌가 아니라 근육이 선율을 기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음악은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해 주는 든든한 동아줄과 같다. “클래식은 마음과 생각을 잘 잡아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감정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이성과 감성이 완벽하게 조화되게 합니다.”
이번 공연에는 그가 작곡한 피아노독주곡 ‘감각적인 환상곡’과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월광’ 전 악장을 연주한다. 제갈 교수는 “모두 ‘처음’이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감각적인 환상곡은 처음 작곡한 곡으로 21세 때 만들었다. 월광은 사범대 졸업 후 첫 연주회에 올렸던 곡”이라고 말했다.
후배 음악가들도 힘을 보탠다. 피아니스트 한동일은 슈베르트의 즉흥곡 3번을 연주하고, 소프라노 김유섬은 제갈 전 교수가 작곡한 가곡 ‘네가 가던 그날은’ ‘보리피리’를 부른다. 또 부산피아노트리오가 멘델스존의 피아노 삼중주를 들려준다.
제갈 전 교수는 일제강점기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대구사범학교(5년제 중고등 교육기관)에서 피아노 특기생으로 뽑혀 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 대구 수창국민학교에서 음악 교사 생활을 시작했고, 문학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과도 인연을 맺었다. 제갈 전 교수는 이후 부산여중, 경남여고에서 음악 교사를 하다가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로 1991년 정년 퇴임했다.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부산국제음악제 음악감독과 진흥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화 예약자에 한해 전석 초대석.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