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 소재로 소통·힐링에도 고전
식사시간의 온기를 안방극장으로 전하는 드라마가 연이어 편성되고 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 JTBC ‘쌍갑포차’ ‘야식남녀’ 등 세 작품이 음식에 얽힌 사연을 인간미 넘치고 울림 있게 전하며 맛있는 드라마를 완성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최근 음식 드라마의 트렌드가 현실적인 어려움에 빠진 대중에게 요리를 매개로 소통과 관계를 맺어가며 위안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  |
| 식사 과정에서 온기와 사랑을 느끼게 하는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스틸컷. 빅토리콘텐츠·MBC 제공 |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식사 한 끼를 통해 정신적으로 피폐한 도시 남녀가 위로받고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신과 전문의 김해경(송승헌)과 B급 감성을 가진 PD 우도희(서지혜)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사랑도 찾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만남과 대화를 통한 힐링은 작품의 핵심 관람 포인트다. “너랑 밥 먹기가 싫어졌어”라고 남자친구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은 우도희에게 김해경은 “행복은 눈이 있지만, 불행은 눈이 없어요. 랜덤으로 상대를 고를 뿐이에요. 억지로라도 숨을 쉬어야 상처가 느껴지고 빨리 아물어요”라며 그녀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연인들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그들의 저녁 메뉴는 단출해서 컵밥을 두 번이나 먹었다.
| |  |
| JTBC 드라마 ‘쌍갑포차’ 스틸컷. 삼화네트웍스·JTBC스튜디오 제공 |
‘쌍갑포차’도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 꿈의 세상 속이라는 ‘그승’에서 전생을 속죄하는 월주(황정음)와 사람들의 속마음을 듣는 능력을 가진 한강배(육성재), 전직 저승 경찰청 형사반장 귀반장(최원영)이 사람들의 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사연을 가진 음식이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고등어구이’ ‘김치 국수’ 등 밥상에서 흔히 즐기는 소박한 음식으로 원수를 친어머니로 알고 자라난 딸의 용서와 로또번호를 후손에게 전달하고자 벌어지는 촌극인 ‘그승로또대전’,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의 의미 있는 용기 같은 사연들을 풀어냈다.
| |  |
| ‘야식남녀’ 스틸컷. 헬로콘텐츠·SMC 제공 |
‘야식남녀’는 세련된 셰프의 식단을 보여주며 식욕을 자극한다. ‘바지락찜’ ‘곱창리소토’ ‘새우튀김’ ‘양념 치킨’이 연신 침샘을 자극한다. 술만 주문하면 손님의 기분에 맞춰 힐링 요리를 만들어주고, 미소 짓는 셰프 박진성(정일우)과 음식을 치유의 수단으로 생각해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밥심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하는 PD 김아진(강지영)의 로맨스와 성공기를 담았다. 실제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정일우의 요리 실력은 작품의 또 다른 양념거리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의 시청률은 쌍갑포차 3.7%, 야식남녀 1.5%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음식 드라마의 선배 격인 ‘대장금(2003)’ ‘제빵왕 김탁구(2010)’등은 작품성, 배우 호연, 한류 열풍 등을 손에 쥐고 50%의 시청률에 육박하며 많은 신드롬을 낳았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