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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공연 향유층 넓어지고 신개념 전시 봇물 ‘코로나의 역설’

부산시립예술단 국악·무용 영상, 문화 소외 노년층에 링크 서비스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5-03 18:45:2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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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립교향악단도 ‘미완성 음악회’
- 관현악 완성 과정 영상으로 공개
- 미술계도 SNS 릴레이 전시회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역문화계에 다양한 형태의 공연 감상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노년층이 문자메시지로 전달받은 부산시립예술단의 공연 영상을 즐기고, 시민은 교향악단의 미완성 연습 과정을 유튜브로 본다. 지역 대표 화가들은 SNS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면서 시각예술 작품의 한정된 전시 공간을 허물고 있다.
   
온라인 공연을 촬영 중인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 이 공연은 지역 노년층에 유튜브 영상 링크가 담긴 문자메시지로 전달된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노년층에 국악·무용 영상 배달 서비스

3일 부산시립예술단과 부산시노인복지관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전국 최초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립예술단 공연 영상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협회에 등록된 노년층은 19만6667명으로 지역 노인 인구의 31.85%를 차지한다. 예술단은 매주 금요일 이들에게 국악·무용 유튜브(부산시립예술단TV) 영상 링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지난 1일에는 시립무용단의 ‘전통춤’과 국악관현악단의 ‘풍물-이기세’ 영상을 보냈고, 오는 8일에는 국악관현악단의 ‘모듬북 중주’ 등을 배달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코로나로 부산지역 노인복지관이 휴관하는 등 외출할 곳을 찾지 못하는 노년층을 위로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그동안 대다수 노년층은 공연예술에서 소외됐다. 공연을 보려면 적지 않은 관람료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공연장에 직접 가야 하는 수고스러운 과정을 거처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계기로 노년층은 손쉽게 풍물과 국악 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는 “공공문화시설인 만큼 다양한 시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어르신을 위한 특별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노년층의 만족도도 높다. 부산 남구 노인복지관 박시우 관장은 “수준 높은 공연을 영상으로 접할 수 있게 돼 좋다. 코로나가 끝나도 지속적으로 노년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교향곡 완성 과정도 공개

오는 15일에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이 교향곡을 준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미완성 음악회’를 공개한다. 그동안 연주회 직전 최종 리허설을 대중에 공개하기는 했지만, 이는 99% 이상 완성된 형태의 공연이다.

이번에는 바이올린·첼로 등 현악기, 트럼펫·트롬본 등 금관악기가 어떻게 화음을 맞추고 지휘자의 지도에 따라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현악을 완성하려면 대략 15종류 현·금관·목관·타악기 연주자 80여 명이 일사불란하게 연주해야 하는데,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악기별로 화음을 맞춘 후 모두 모여 수차례 연습을 해야 관현악이 완성된다.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감독은 “온라인 무관객 공연에 맞는 콘텐츠를 찾다가 미완성음악회 형식으로 라이브 무대를 준비했다. 곡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음악 학도는 물론 클래식에 흥미가 없는 이들에게도 재미있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공간·무한의 릴레이 미술 전시

   
SNS에서 전시 중인 방정아 작가의 ‘오기’.
미술계에도 개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여성작가들은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온라인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SNS ‘페이스북’에 3일 동안 연속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공개하는 ‘오래달리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제는 정해지지 않았고, 작품 숫자는 무한하다. 그동안 시각예술 작품은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봐야 한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공간이 한정된 탓에 주제는 정해졌고 작품은 한정적이었다.

온라인 전시에 참여한 방정아 작가는 김희라 작가로부터 넘겨받아 지점토 작품 ‘오기’ 회화 ‘그 속에서’ 등을 공개했다. 방 작가는 지난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 ‘믿을 수 없이 무겁고 엄청나게 미세한’을 연 국내 대표 시각예술가다. 그는 “이미지를 디지털로 보든 직접가서 보든 하나의 형태로만 봐야 한다고 규정할 필요가 있나하는 의문이 든다”며 “기존 전시는 공간의 한계성 때문에 특정 주제로 준비해야 하지만 온라인은 그런 게 없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 작가의 바턴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지영 작가가 이어 받았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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