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혼란의 시기, 시대적 아픔을 내 아픔같이 담다

부산 중진 소설가 동인 ‘사현금’, 무크지 제2호 ‘꽃 중에 꽃’ 펴내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20-03-30 19:51:46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김하기 박향 정인 등 참여 총 6편
- 시대정신·희생 요구하는 사회 속
- 각 존재의 치열한 생존기 보여줘

지역의 중진 소설가 4명으로 구성된 소설 동인 ‘사현금’이 무크 제2호 ‘꽃 중에 꽃’(호밀밭·사진)을 펴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불안과 혼란에 빠진 요즘, 문학의 사회적 책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대의 문학 담론을 생산한다는 취지다.
소설 동인 ‘사현금’ 소속 소설가들이 편집회의를 하고 있다. 호밀밭 제공
무크는 부정기간행물을 뜻한다. ‘사현금’ 소속 작가는 김하기, 강동수, 박향, 정인이다. 4개의 현이 있는 고악기 혹은 바이올린의 옛 이름을 뜻하는 사현금은 2013년 “소설 공부나 한번 해보자”며 뭉쳤다. 서로의 작품을 읽고 조언해주는 자리는 때론 매서운 질책의 자리가 됐지만, 성숙의 밑거름이 됐다. 그런 ‘무두질’ 끝에 탄생한 작품을 모아 2017년 12월 첫 번째 사현금 무크 ‘두 여자를 품은 남자 이야기’가 나왔다.

창간호 이후 2년여 만에 선보인 ‘꽃 중에 꽃’은 이전 책과 마찬가지로 소설집 성격을 띠고 있다. 소설가 4명이 작품 1편씩을 선보였다.

각 작품에는 시대 의식이 짙게 묻어 있다. 겉으로는 달라 보이는 이야기와 주인공, 내면 갈등은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작가의 개성과 열정을 반영하듯 네 개의 현이 이뤄내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조화된 음률을 들려준다.

“어쩌면 바이러스가 퍼진 세상에서 사람들이 할 일은 한 권의 소설책을 읽는 것인지도 모른다. 독자가 줄어든다고 독자를 원망할 수는 없다. 작가가 독자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독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소설가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책을 펴내며)

김하기 작가의 ‘귀향’은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에 매몰된 한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그린다. 강동수 작가의 ‘비에이’는 아름답게 포장된 자신의 첫사랑 상대가 실은 먹먹한 고통의 터널을 통과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박향 작가의 ‘반말’은 언어가 가진 기능을 지나치게 맹신하며 늘 높임말을 쓰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표제작이기도 한 정인 작가의 ‘꽃 중에 꽃’은 아름다운 꽃으로 살고 싶었던 할머니와 상처 많은 한 여인을 지극히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와 함께 지역의 중진 문성수 소설가(‘착각일수도’)와 개성 넘치는 글로 필력을 자랑하는 배길남 소설가(‘아버지가 가리킨 나라’)의 작품을 더한 책은 시대정신과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에 맞서 행복을 추구하는 개별 존재의 치열한 생존기를 보여주며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착각일수도’는 아집의 그물에 사로잡힌 여고 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아버지가 가리킨 나라’는 자식들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처절한 위선을 보여준다.

이들의 소설에서 보듯 개인이 맞서 싸우는 건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회 권력을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사회에 찢긴 개인을 보듬어주는 건 사랑이다. 비극의 역사가 제3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와 가까운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때, 시대적 아픔이 타인의 아픔을 넘어 개인의 아픔으로 다가올 때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무크지 사현금이 전하는 주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재개발 대어 ‘광안3’ 삼성물산이 꿰찼다
  2. 2부산 유엔평화센터 건립 본격화
  3. 3첫 장맛비 40㎜에 부산 옹벽 와르르, 가로수도 우지끈(종합)
  4. 4[부산 법조 경찰 24시] ‘최장수 부산청장’ 우철문, 차기 경찰청장 기대감
  5. 5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라이징 윙스’ 선정(종합)
  6. 6檢, 일동서 돈 받은 혐의 前 양산시 공무원에 징역 3년 구형
  7. 7나이 잊게한 손맛과 성취감…20만 어르신 파크골프 ‘홀인’
  8. 8내달 2일 ‘블랑써밋74’ 1순위 청약…998세대 본격 분양
  9. 9‘산은 부산행’ 우군 늘었다…개혁신당도 법 개정 공조(종합)
  10. 10정현수 사사구 남발…선발투수 데뷔전서 조기 강판
  1. 1여야 원 구성 또 결렬…與 7개 상임위 수용여부 24일 결정
  2. 2대대적 물갈이 예고…부산시의회 인기 상임위 경쟁 치열
  3. 3음주보다 벌금 낮은 마약·약물 운전…與 김도읍 처벌 강화 법안 대표발의
  4. 4한 “수평적 당정” 나 “당정 균형” 원 “尹과 원팀” 출마 일성
  5. 5결심 굳힌 이재명…‘또대명’ 명분이 고민
  6. 6與 “협상 중단”…野 “더는 못 미뤄” 25일 본회의 강행 예고
  7. 7‘채상병 특검법’ 野 내달초 본회의 처리 방침(종합)
  8. 8‘탑건’에 나온 美 항모 루즈벨트함 부산에 입항…국내 최초
  9. 9채상병 특검법, 야당 단독 법사위 통과…재발의 22일만 초고속
  10. 10"우키시마호 진실 드러날까"…정부, 일본에 승선자 명부 요구
  1. 1재개발 대어 ‘광안3’ 삼성물산이 꿰찼다
  2. 2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라이징 윙스’ 선정(종합)
  3. 3내달 2일 ‘블랑써밋74’ 1순위 청약…998세대 본격 분양
  4. 4‘산은 부산행’ 우군 늘었다…개혁신당도 법 개정 공조(종합)
  5. 5월성4호기 저장수 2.3t 바다 누설…원안위 “인근 해수 세슘 검출 안돼”(종합)
  6. 6CES 부산통합관, 내년 덩치 키운다
  7. 7김형균 부산TP 원장, ‘2+1 임기’ 뒤 첫 연임
  8. 8MZ 입맛 잡은 롯데칠성 ‘크러시’
  9. 9“김산업 고도화 정부의 더 많은 지원 필요”
  10. 10‘그냥 쉰 청년’ 40만 육박…한계 드러난 취업지원 맞춤정책
  1. 1부산 유엔평화센터 건립 본격화
  2. 2첫 장맛비 40㎜에 부산 옹벽 와르르, 가로수도 우지끈(종합)
  3. 3[부산 법조 경찰 24시] ‘최장수 부산청장’ 우철문, 차기 경찰청장 기대감
  4. 4檢, 일동서 돈 받은 혐의 前 양산시 공무원에 징역 3년 구형
  5. 5나이 잊게한 손맛과 성취감…20만 어르신 파크골프 ‘홀인’
  6. 6다문화가정도 저출산…미취학아동 감소 전망
  7. 7“결혼하면 전세금까지 쏩니다” 중매 팔 걷은 사하구 파격제안
  8. 8전세사기범 126명 신상 공개…평균 19억 떼먹어
  9. 9올 6월 폭염일수 2.4일…제일 더웠던 2018년 제쳐
  10. 10업주, 기계 끼어 숨진 직원 안전 소홀 책임…2심도 집행유예 2년
  1. 1정현수 사사구 남발…선발투수 데뷔전서 조기 강판
  2. 2김민규 2년 만에 한국오픈 정상 탈환…박현경 4차 연장서 윤이나 꺾고 우승
  3. 3부산시장배 세계합기도선수권 성황
  4. 4김하성 10호 홈런…3연속 두자릿수 포
  5. 5호날두 골 대신 골배달, 대회 통산 8도움
  6. 6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7. 7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8. 8태권도 큰 별 박수남 별세, 향년 77세…유럽서 활동
  9. 9전차군단 독일 헝가리 꺾고 16강 선착
  10. 10BNK 이소희·안혜지 농구대표팀 승선
우리은행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육군 들어와 싸우라는 어명에 “신에겐 아직 열두 척 배가 …”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사디스트 유부녀·팜므파탈과 연애…걸작 빚은 비결이었나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와사상’ 발행인 김경수 신작 外
용기있는 바이킹 ‘원샷’ 했다네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비석마을 민들레 /김석이
괜찮다 /서석조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홀로코스트서 발견하는 우리 시대의 비극
여성의 재구성과 남근적 질서의 전복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4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일본 정식 데뷔 선공개곡 ‘Right Now’
전포동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문화공간 ‘유기체’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4일(음력 5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0일(음력 5월 1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암자의 일상을 시로 읊은 처능 스님
오랜만에 벗들과 만나 시를 읊은 정몽주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