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협, 지역미술 발전 도모 취지
- 올해 부산시청 등 3곳서 개최
- 11월 16일부터 3주 동안 전시
부산미술협회(부산미협)와 부산시가 공동주최하는 부산미술대전이 올해부터 공공 미술관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개최된다. 이는 부산미협이 관람객의 관람권을 존중하고 지역 미술계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통 큰 결단’을 내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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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부산미술대전이 올해부터는 공공 미술관이 아닌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 부산시청 전시실 등에서 열린다. 사진은 2018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44회 전국공모 부산미술대전 모습. 국제신문 DB |
부산미협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올해 미술대전을 부산문화회관·부산시민회관·부산시청 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오는 11월 16일부터 3주 동안 문인화·서예·디자인 분야별로 나눠 3곳에서 순차적으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술대전은 시립미술관이 생기기 전인 1998년까지는 문화회관과 시민회관 등에서 열렸다. 1999년 부산 해운대구에 시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개최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20년 넘게 공공 미술관이 매년 미술대전 전시실로 사용되면서 시민들의 관람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따라왔다. 지난해는 10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시립미술관 3층을 미술대전 출품작·수상작이 차지했다. 전시 준비를 위한 기간까지 합하면 대관 일정은 약 40일에 달한다.
이 기간 시립미술관은 국제교류전, 거장의 회고전 등 수준 높은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시립미술관이 고만고만한 아트페어와 다를 바 없는 전시공간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공 미술관은 전시는 물론 ▷지역 미술사 연구와 활성화 ▷지역 작가 발굴 ▷국제교류 등 시각예술 박물관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미술계에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작품이 공공 미술관 전시실에 걸리면 미술대전의 권위는 다소 올라간다. 하지만 부산미협 박태원 이사장은 지난해 말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부산미술협회 전용 대형 전시공간 확보’를 공약하고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미술대전의 ‘탈 공공미술관’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협회가 해야 할 역할이 있고 공공 미술관이 해야 할 역할이 있는데, 미술대전이 시립미술관에서 치러지면서 혼재된 부분이 있었다.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취지로 장소를 옮겼다”며 “다만 미술대전은 신진 예술인들의 등용문이다. 미술대전을 치르고 상설 전시를 할 수 있는 대형 전시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다수 부산미협 회원도 화답했다. 지역 공공 미술관이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 지역 미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회원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에 따라 시립미술관은 부산미술사 연구와 지역 미술을 재조명할 수 있는 본연의 기능에 더 매진하기로 했다. 시립미술관은 올해 1960, 70년대 부산미술을, 내년에는 1980년대 부산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여는 등 매년 지역 미술을 재조명하는 기획전시를 열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부산미술사 연구가 어느 정도 결실을 보고, 미술관 증·개축을 마치면 지역 미술을 살펴볼 상설 전시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