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작 뮤지컬 ‘아이다’ 취소
- 부산연극제 등 줄줄이 연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역 공연계를 강타하면서 전체 매출이 전달의 4분의 1수준에도 미치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된 뮤지컬 ‘아이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지역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의 공연 매출액은 10억8597만1000원으로, 전달 48억5063만6000원과 비교하면 77.61% 급감했다. 2월이 공연계 비수기인 점을 고려해도 이 같은 낙폭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월 매출은 전월에 비해 절반 정도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전국 공연 매출액은 206억6148만8000원으로 전달 402억7727만8000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매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모든 장르의 공연이 취소되고 있다. 부산문회회관·부산시민회관 공연이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등 기초지자체 문화회관은 전면 가동을 중단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23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이후에는 주요 공연 대부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부산지역 처음이자 마지막 지역 공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뮤지컬 ‘아이다’의 공연도 취소됐다. 지난달 23일 서울 공연을 마친 ‘아이다’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1개월 동안 공연을 준비한 후 오는 20일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한국연극협회 부산광역시지회(부산연극협회)는 오는 6~29일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 예정이던 ‘2020 제38회 부산연극제’ 개최를 오는 7월로 미뤘다. 경연 참가작 2개 극단, 자유 참가작 4개 극단이 연극제에 참여하기로 돼 있었으나, 오는 7월로 연기되는 행사에는 경연 참가작 2개 극단만 참여할 예정이다. 제9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다음 달 9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오는 8월로 미뤘다.

3월은 본격적으로 공연이 많아지는 시기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소극장 존폐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지역의 한 소극장 대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