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용의 연극 이야기 <2> 우리 시대의 극장

공공극장, 장르 목적·디테일에 적합하게 지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0 19:10:2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행정 주도로 짓는 부산 공공극장
- 장르마다 장비·시설 전혀 다른데
- 강당처럼 다목적용으로 활용돼
- 예술가도 관객도 아쉬울 수밖에

예술가들의 터전인 극장은 시민이 예술을 감상하며, 작품에 투영된 삶의 기쁨과 비극을 체험하는 곳인 동시에, 때에 따라서는 예술적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민회관과 문화회관처럼 다양한 시설과 규모를 갖춘 극장도 있지만 어떤 낯선 골목에 자리 잡은 조그만 소극장도 있다. 예술가들은 작품의 성격에 따라 각각 적합한 극장을 선택하여 예술 활동을 이어 나간다.
지난해 시립극단 정기공연인 ‘테베 3부작’ 시연회 연습 장면. 국제신문DB
부산에는 제법 많은 수의 공공극장이 구마다 건립되어 있고, 앞으로도 국제아트센터나 오페라하우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런데 좀 시끄럽다. ‘한다, 하지 않는다, 연기되었다, 강행한다, 반드시 필요하다, 전혀 쓸데없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필요한 논쟁들이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반드시 우리 지역에 유용한 기반으로 안착시켜야 할 것이다.

시급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목적을 가진 극장이 탄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부산의 거의 모든 공공극장은 행정의 주도로 지어진 다목적 극장이다. 공연예술은 연극, 음악, 무용이 주축이다. 각 예술 장르의 특질이 서로 다른 만큼, 극장에서 사용할 장비나 시설도 전혀 다르다. 그런데 한 덩어리로 뭉쳐 밀어 넣었으니 어떤 장르의 공연을 올리든 늘 아쉬운 부분이 발생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예술 역시 디테일이 작품의 격과 수준을 결정한다. 거장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곧 디테일의 차이다. 다목적 극장은 강당처럼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고 이리저리 다양한 용도로 쓰기는 수월하지만 디테일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많은 부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아쉬움이 관객에게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오페라나 교향악, 합창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출연진을 무대에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음악 전용 극장이 필요하다. 음악의 공연형태는 오페라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집중되어 있으니 객석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연극이나 무용은 대규모의 공연을 제작할 수도 있으나 무대와 객석이 밀착되어 있는 소극장이 훨씬 활용도가 좋다. 행사나 대관을 염두에 두고 어중간한 용도와 크기의 극장을 짓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점진적으로 제작극장으로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작의 개념은 광범위하다. 직접 만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공연된 우수한 공연을 유치하는 것도 일종의 제작으로 볼 수 있다. 급진적이고 이상적인 생각이지만, 예술단체로부터 받는 대관료를 전면적으로 철폐하고 스스로 우수한 공연과 예술가를 찾아 발굴해 유치해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의 민간 순수예술단체는 이윤을 남기지 못한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공연시스템이 이윤을 남기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돌파구는 티켓 가격의 인상인데, 관객의 감소를 우려하는 탓에 지역의 예술단체는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공공극장은 이러한 민간의 고민까지 떠안고 그 해결책을 찾아주어야만 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획자들의 우수한 안목이 필요하며, 관객의 개발과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물론 상업적 기획사들과의 결탁은 주의 깊게 통제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각 극장은 자신의 환경과 맞는 공연 장르를 찾게 될 것이고, 특성화가 이뤄지며, 결과적으로 지역의 예술을 진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극장이라는 건축물은 쉽게 없애거나 변경할 수 없다. 막대한 자금과 시간,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태까지 우리의 문화 예술 시설은 개발과 발전의 논리에 침식되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수도권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부산이 경남권의 확고한 문화예술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는 시설을 갖춰야 하고, 시설에 맞는 행정과 운용방식을 깊게 고민해야 할 터이다.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4. 4[부음]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5. 5[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6. 6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7. 7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8. 8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9. 9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10. 10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3. 3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4. 4‘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5. 5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6. 6[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7. 7[2026 국감 브리핑] 이헌승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환경 전기요금 반영 억눌러”
  8. 8[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9. 9[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10. 10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3. 3‘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4. 4'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5. 5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6. 6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9. 9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10. 10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3. 3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4. 4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5. 5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6. 6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7. 7[속보] 236명 탑승한 제주행 항공기서 비행 중 보조배터리 연기
  8. 8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9. 9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10. 10스토킹 피해 신고 여성, 또 가해자에 살해…40대 남성 체포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3. 3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4. 4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5. 5‘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6. 6‘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7. 7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8. 8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9. 9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10. 10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