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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정의감 넘치는 ‘괴짜’들 안방극장 사로잡다

  • 국제신문
  • 김정록 기자 ilro12@kooje.co.kr
  •  |  입력 : 2020-02-04 18:54:5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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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닥터 김사부2’ 의사 김사부

- 인술로 병원재단 탐욕에 맞서
- 20.7% 높은 시청률 보여

# ‘스토브리그’ 구단장 백승수

- 만년 꼴찌 야구단 시즌 준비기
- 모기업의 해체 공작에 반기

# ‘이태원 클라쓰’ 장사꾼 박새로이

- 재벌가 불의에 타협 대신 항거
- 웹툰 원작 … 시청자들 대리만족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를 다룬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의 의사 김사부(한석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야구단 단장 백승수(남궁민),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박서준)는 힘 있는 자들의 불의에 맞서 자신의 소신껏 의사결정을 하는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동시에 의미 있는 저항에 공감하면서 세 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이 우선이라는 소신을 보이는 의사 김사부(한석규). SBS 제공(왼쪽 사진),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단 단장으로서 리더의 소신을 잃지 않는 백승수(남궁민). SBS 제공(가운데),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재벌가의 불의에 타협이 없는 소신을 보이는 박새로이(박서준). JTBC 제공
휴먼 메디컬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는 병원재단의 탐욕과 돌담병원 의사 김사부(한석규), 의료진의 소신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극 중에서 국방부 장관의 응급수술을 앞두고 김사부가 던진 “책임질 수 있냐고? 살릴 수 있겠냐고 묻는 것이 먼저다”는 의미심장한 대사로, 이 드라마의 주제를 나타낸다. 앞서 권모술수에 능한 돌담병원의 본원 이사장은 그에게 밥줄을 들먹이며 국방부 장관의 2차 수술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김사부는 ‘의술은 인술’이며 ‘사람의 목숨이 우선’이라는 소신을 선택해 위험한 수술을 집도한다.

그의 원칙은 모든 환자가 공평하다는 것과도 맞물린다. 돌담병원은 허름한 지방 병원이지만 국도와 카지노가 인접해 응급환자가 끊이지 않는다. 김사부와 돌담병원은 국방부 장관, 형사, 조폭, 인근 주민 등 신분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운다. 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진정한 인간애로 끌어안는 모습은 매회 감동을 주고 있다. 김사부의 포근한 난로 같은 소신이 통했을까. 이 드라마는 20.7%의 높은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기준)을 보이고 있다.

리더의 소신을 다룬 스포츠 드라마도 있다. 만년 꼴찌 팀의 우승을 위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스태프들의 얘기를 다룬 ‘스토브리그’다. 극 중에서 모기업은 적자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우승 대신 야구단의 해체를 내심 원하고 있다. 구단장 백승수(남궁민)는 이런 모기업의 방해 공작에 굴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의 우승을 진심으로 원하는 그는 스카우트팀의 부조리, 여론의 뭇매를 맞는 용병 선발 등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며 야구팀의 리더인 단장의 역할을 지킨다. 리더로서의 소신을 보일 때마다 시청자의 관심은 껑충 뛰어 5.5%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최근 16%까지 치솟았다.

재벌가의 불의에 가진 것 하나 없지만 타협이 없는 소신을 보이는 드라마도 있다. 20대 청년이 장사를 통해 재벌가에 도전한다는 기업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다. 배우 박서준이 연기하는 박새로이는 재벌가의 악행을 저지한 이유로 고등학교를 퇴학당하고, 그들에 의해 아버지까지 잃지만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은 서울 이태원에서 장사를 하며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죽게 한 재벌가에 복수를 하려 한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태원 클라쓰’는 초반임에도 5.3%의 시청률을 보였다. 원작의 스토리가 치밀해 회가 거듭할수록 시청률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소신 있는 캐릭터가 성공하는 요인에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랫사람이 직장 상사에게, 없는 사람이 가진 자에게, 현실에서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다. 어찌 보면 세 드라마 모두 경제관념 없고 말 안 듣는 ‘괴짜’ 얘기이다. 인간미와 정의감 넘치는 ‘괴짜’들의 소신이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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