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실질적 방안 마련 절실
희망차게 시작해야 할 연초부터 부산의 소극장인 청춘나비소극장과 한결아트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국제신문 지난 2일 자 24면 보도)이 전해졌다. 2016년 자유바다소극장이 폐업한 지 5년도 안 됐는데 두 곳이나 또 운영을 중단한다니, 흘려듣기 어려웠다. 이들이 상업연극에 떠밀리는 지역 연극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나름 애써왔다는 점에서 현장에서도 큰 아쉬움을 전했다.
지역 소극장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운영난이다. 순수예술로서의 연극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관객의 발길이 대폭 줄어든 반면 임차료 부담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청춘나비소극장은 10년 새 월세만 두 배로 올랐다. 장비 관리를 포함한 인테리어 수리비, 전기료 등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수년째 반복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더 우려스러운 건 지역 소극장 상당수가 비슷한 처지라는 점이다.
사실 소극장의 잇단 폐업 위기는 하루아침에 들이닥친 불행이 아니다. 연극인부터 시 담당 공무원 등 소극장의 어려움을 모르는 이가 없다. 그만큼 오랫동안 곪아온 일이지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관객의 외면을 받은 소극장들이 자구책 마련에 실패한 것이겠지만, 지자체의 무관심과 소홀함도 한몫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오래전부터 각계에서 소극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시가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연극인, 전문가들은 좀 더 건강한 소극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순수예술 공연을 하는 소극장에 임차료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사례, 소극장을 들인 건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연극의 시장 환경을 고려한 장기적인 발전 방향 수립 등 저마다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하지만 수많은 아이디어는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시가 추진하는 소극장 관련 사업은 매년 개최하는 ‘가을연극페스티벌’에 1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최근 두 개의 소극장이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하고 연극계의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시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다행이다. 담당 공무원이 지난 15일 현장을 찾아 소극장 대표들을 직접 만났으며, 타 지역의 지원 사업 사례 조사에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음 달 말이나 3월 초 소극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도 개최해 실질적인 대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 예술의 한 축을 담당하며 애써 이어온 소극장 문화가 더는 무너지지 않도록, 이번만은 현장의 목소리에 시도 실질적인 답을 내놓길 바란다.
문화부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