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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강춘진의 '사람&세상' <1>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

“축구는 기다림의 스포츠… K1 복귀 올해 팀워크 다져 중상위권 목표”

논설위원이 여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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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 2의 도시이자 동북아시아 최대 항만을 끼고 있는 부산에는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에 걸맞은 움직임이 늘 일어나고 있다. 그중 사람이 일으키는 바람은 시민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흥을 불어넣는다. 그 이야기와 숨은 사연을 들어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올해는 우선 부산 연고지 프로축구단과 감독이 일으킬 화제의 바람을 주목한다.


- 2015년 당시 부산에 비수 꽂고
- 적장으로 수원 1부 승격시킨 뒤
- 재작년 부산 사령탑으로 옮겨
- 1부리그 복귀 부활 이끌어 화제

- “묘한 인연… 기분 어떤가” 묻자
- “주어진 상황에 최선 다하는 게
- 지도자의 도리” 명료한 답변

- “부산, 개인기 좋지만 협력 부족
- 전용경기장 생겨야 저변 확대”

부산 아이파크.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2000년 3월 7일 출범한 구단으로, 올해 2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꿈꾼다. 4년 만에 다시 밟은 K리그1 무대 활약과 부산 시민의 관심 증대가 숙제다.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이 22일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팀의 1부 리그 진출에 따른 선수단 운영 등 새해 포부를 밝힌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아이파크는 2015년 조덕제 감독이 이끈 수원FC와 맞붙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완패하면서 기업 소유 구단 최초의 강등이자, 리그 우승팀의 첫 강등이라는 이중 불명예를 기록했다. 2부 리그 강등 이후 3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번번이 1부 리그 승선에 실패해 시민의 관심 밖으로 점점 밀려나고 프로구단이라는 무게감과 존재감도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경남FC를 물리치고 K리그1 무대에 섰다. 지금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은 조덕제 감독으로, 그의 얄궂은 인연이 묘하다.

2015년 부산 아이파크에 비수를 꽂고 수원FC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킨 감독이 이번에는 자기가 나락으로 빠뜨린 구단의 부활 신호탄을 직접 쏘았다는 점이다. 축구인생에 두고두고 언급될 사연이다. 조 감독을 올 초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변화무쌍한 축구, 결과가 중요

조 감독은 다부진 데다 담백한 인상을 풍겼다. 그는 1988년부터 1995년까지 8년간 부산 아이파크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부산 아이파크에 큰 아픔을 안긴 감독으로서 인간적으로 ‘만감이 교차했겠다’고 물어봤다. 답은 단호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뿐이다. 2015년 당시 경기 결과에 따라 한 팀은 강등당하고, 다른 팀은 승격하게 돼 있었다. 어느 누구라도 선택은 뻔하지 않은가. 지도자로서 자기 팀에 기회가 왔는데 그 순간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게 도리다.”

프로 스포츠에서 선수든 감독이든 가고자 하는 길은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몸담고 있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조 감독은 뒷날 계획은 특별히 짜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변화무쌍한 축구경기 현장을 피 마르게 지켜보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휘하는 축구감독 특유의 인생관 같기도 했다. 그래서 축구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내용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축구는 기다림의 스포츠다. 맞붙은 양 팀이 이닝마다 작전과 선수 기용 등이 교차하는 야구에는 환호하는 순간이 많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팬들이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환호하고 결과를 보는 기쁨을 누린다. 선수들은 연결과 연결을 통한 득점의 결과를 이루고 성취감을 얻는다.”

■“감독은 모든 구성 요소와 공존해야”

프로 세계를 누비는 팀의 바람과 팬들의 희망은 승리다. 결국엔 우승이다. 부산 아이파크의 올 성적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의 솔직한 기대치를 들어봤다.

“돈을 많이 투자하고 좋은 선수가 있는 구단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팀에 질 수 있는 게 프로축구다. 일단 강등의 고비를 넘기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리그 12팀 중 7~9위 내 진입하는 게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상위 1~6위 안에 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1부 리그에서 하부 리그로 미끄러지는 슬픈 결과를 보지 않기 위해 팀들은 긴장의 연속이다. 부산 아이파크도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시즌을 앞두고 전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감독의 눈에 비친 인적 자원의 특징을 물어봤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출중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동료를 생각하는 협동심이 부족한 편이다. 개인 성향이 강해 생긴 현상으로 이를 잘 극복하고 협동의 분위기를 끌어낸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이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해 구단과 팬들이 열망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많은 부산 팬이 자발적으로 모여 힘을 북돋아준 열정의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영상을 보고, 또 보고 해도 지겹지 않다고 했다. 그는 말했다.

“크든 작든 모든 일을 감독이 통솔했던 분위기가 팽배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구성 요소와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코치와 선수들 간의 공유 의식은 물론 팬들과의 공존도 중요하다. 그러면 좋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른다고 본다.”

■시민이 지킨 부산의 프로구단

1996년 K리그에 완전지역연고제가 도입되자 대우 로얄즈는 기존의 부산 연고지를 그대로 가져갔는데, 구단을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에서 2004년 초 부산 아이파크를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선언해 파동을 겪은 적이 있다. 이에 시민의 분노와 배신감이 쏟아지고 구단에 대한 여론도 악화돼 부산 잔류가 결정됐다.

“당시 상당히 시끄러웠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결과적으로 부산시민이 지킨 프로구단이라는 이미지를 살릴 수 있도록 축구의 재미를 안기고 매 순간 사력을 다하는 게 지역과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본다.”

1983년 창단한 대우 로얄즈의 슬로건은 ‘팀의 명예보다 축구 중흥의 밑거름’이었다. 그리고 2000년 출범한 부산 아이콘스(아이파크의 이전 구단 명칭)도 연고지 부산 지역 축구의 ‘저변 확대 및 축구 부흥’을 내세웠다. 이 슬로건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가 생각하는 축구 부흥의 밑바탕은 무엇일까.

“부산에도 전용구장이 꼭 생겼으면 좋겠다. 운동장에서 뛰는 축구선수들의 근육과 몸 움직임은 남다르다. 역동적인 동작과 선수들의 땀을 팬들이 가까이서 보고 환호할 수 있는 전용구장이 생긴다면 축구 발전과 저변확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조 감독은 축구밖에 모르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한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보겠다는 바람도 있겠다.

   
“국가대표 감독은 단 1%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선수 은퇴 뒤 아주대 감독 등 여러 팀을 맡았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프로구단을 그만둔다면 당장 다음 날 초등학교 감독을 맡아도 상관없다.”

그는 관중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은 마치 연습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진한 감동과 별난 스토리를 안고 K리그 1 무대에 다시 등장한 부산 아이파크가 결국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시민의 관심과 팬들의 열기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조덕제 감독은

1965년 10월 26일 출생한 조덕제 감독은 아주대를 졸업하고 1988년 대우 로얄즈에 입단했다. 프로 선수 생활을 대우 한 클럽에서 마친 원 클럽맨이다. 대우에서 8시즌 동안 통산 213경기에 출전해 10골 11도움을 기록. 선수 시절 올림픽 대표팀과 화랑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은퇴 후 김희태축구센터 대표를 맡았으며, 2004년 모교인 아주대의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2~2017년 8월 수원FC 감독, 2017년 11월~2018년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을 거쳐 2018년 12월부터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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