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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과 거짓 속 참된 삶은 뭘까…정정화 두번째 소설집

8편 단편모음집 ‘실금 하나’, 일상 포착 섬세하게 그려내

  • 정홍주 기자
  •  |   입력 : 2020-01-15 19:05:2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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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사진·52)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실금 하나’(산지니)를 펴냈다. 구모룡 평론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위선과 거짓이 팽배한 현실에서 참된 삶을 찾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2017년 ‘고양이가 사는 집’이라는 첫 소설집을 낸 후 8편의 단편을 모은 이번 소설집에는 부모와 자식, 부부, 직장, 친구 사이에서 관계가 일그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정 작가는 누구나 충분히 겪을 만한 사소한 일상과 순간을 포착해 섬세하게 그려내는 비범함을 보여준다. 표제작 ‘실금 하나’는 삼십 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조기 폐경을 맞게 된 아내의 이야기다. 아내는 조기 폐경 사실을 알게 된 후 아이만 집에 둔 채 늦은 밤 밖으로 나간다. 남편인 ‘나’는 갑자기 변해버린 아내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다가 부부 관계에 금이 간 결정적인 사건이 아주 사소한 일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야말로 실금 같은 작은 틈이 조금씩 벌어져 부부간의 사이가 멀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는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혀 부모의 임종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씁쓸한 세태를, ‘201호 병실’은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두 노인의 병상 생활과 그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버린 노인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돌탑 쌓는 남자’는 회사와 가정,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고 관계가 깨지는 부부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작가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면서도 진정한 자아로 나아가는 지향을 견지한다. ‘너, 괜찮니?’에는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도 교육 현장에서 횡행하는 비윤리적인 일을 거부하며 저항하는 ‘나’가 나오고, ‘가면’은 보험회사 조직 내의 부조리함에 맞서 부당함과 부정을 폭로하는 ‘정민’이 주인공이다. ‘크로스 드레서’ 역시 막막한 현실을 살아내는 한 청춘이 상처를 치유하려고 사회적 금기에 도전한다.

그간 휴머니즘과 인간관계의 회복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노인 문제, 부부 문제, 비정규직 문제, 갑을 관계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우리의 일상이 아닌 것이 없는 소설 속 인물들의 현실은, 또한 나의 삶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애씀이 낯설지 않다.

정 작가는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15년 경남신문과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했다. 정 작가는 “그동안 인간애의 사라짐과 인류 공통의 가치 훼손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생태적인 것,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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