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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인, 쿠바 독립영웅의 삶·문학세계 되짚다

백년어서원 운영 김수우 시인, 시인·혁명가 호세 마르티 연구 ‘호세 마르티 평전’ 지난달 펴내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20-01-05 19:30:1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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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차례 쿠바 방문해 머무르며
- 전집 27권·연구서 자료 분석
- 문학의 사회적 역할 찾아내

‘동부의 오래된 지방에 있는 도스리오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호세 마르티는 그렇게 전사했다. 모든 쿠바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었다. 마르티는 그렇게 도스리오스의 입구의 전장에서 군대를 통솔하는 고메스를 마지막 순간까지 지원하고자 했다. 죽었을 때 그는 42살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생애는 막대한 영적인, 시적인 그리고 정치적 유산을 남겼다. 그의 삶 모든 순간이 조국 쿠바가 경계를 초월해 보편적인 상속재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이었고, 탁월한 인간 차원에 대한 믿음을 입증하는 과정이었다.’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중앙연구소에서 김수우(오른쪽 두 번째) 시인이 연구소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우 제공
부산의 인문학 공간 ‘백년어서원’을 운영하는 김수우 시인이 쿠바의 시인이자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1853~1895)의 문학과 사상을 되짚어 ‘호세 마르티 평전’(글누림)을 펴냈다. 불꽃처럼 살다간 고인의 짧은 생을 꼼꼼하게 세밀화로 기록했다.

근대 스페인 문학의 효시라는 평을 듣는 호세 마르티는 뛰어난 문필가이자 혁명가로서 일생을 쿠바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자신이 조직한 제2차 쿠바 독립전쟁에 참여해 1895년 첫 전투에서 사망한 전설적 인물이다. 모든 쿠바인은 마르티를 국부로 추앙하며, 그의 양심과 사상은 바로 쿠바 혁명의 진수가 됐다.

김 시인은 문학인으로서의 소명을 고민할 때 마르티를 운명처럼 만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작가 해외 파견 사업에 선정돼 쿠바에서 3개월 머무르며 마르티를 만났고 단번에 매료됐다. 그는 “영웅이기 이전에 정의를 꿈꾼 시인이었던 그를 통해 문학이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세 번째로 쿠바를 간 김 시인은 호세 마르티 중앙연구소에서 6개월간 마르티라는 인물에 매달렸다. 그때부터 마르티 전집 27권과 쿠바에서 교수들이 메일로 보내주는 연구서 등 방대한 자료를 번역해 지난해 말 평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 시인은 “호세 마르티는 시가 어떻게 개인을 벗어나 전체적이고 우주적인 화해를 끌고 가는지, 그 해답을 보여준다. 그의 사상과 업적, 작품을 시인의 감성으로 바라보고 시인의 눈으로 소개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호세 마르티의 창작과 삶을 관통한 핵심으로 ‘창조’와 ‘사랑’을 꼽았다. 그는 모든 억압에 저항했고, 인간과 세계의 가장 자연적인 상태를 꿈꾸었다. 추방자였던 그는 흩어진 민족을 하나로 결집하면서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다. 마르티에게 문학은 ‘혁명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준비하는 문학적 수단’이었으며, 시인은 ‘싸우는 사람’이어야 했다. ‘나의 시는 용감한 자를 좋아하며/ 간결하고 신실하며,/ 강철 같은 힘으로 되어 있어/ 그리하여 검으로 주조된다네’(‘소박한 시Ⅴ’ 중에서)라고 외쳤던 마르티의 격렬한 시들은 후대의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 쿠바와 남미의 지식인을 행동가로 성장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김 시인은 공감과 공존의 능력이 필요한 이 시대에 호세 마르티의 삶과 문학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쿠바가 지역공동체 중심 사회로 성장하고 문화예술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마르티의 사상이 있어서다. 마르티의 상상력과 감수성, 공존의 능력, 지식인으로서의 소명 의식이 이 시대의 가슴마다 움트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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