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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47> 에필로그-‘항해’를 마치며

시공 넘나든 동북아 해양인문학적 성찰… 부산이 나아갈 항로 제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24 19:22:1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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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연재 1년 만의 마무리
- 근현대 지식·사람·문화 교류
- 인문네트워크 구축 큰 발걸음

- 개항과 서로 다른 문화의 접촉
-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소개
- 섬이라는 공간 중요성도 부각

- 경색된 국제정세 헤쳐나갈
- 부산의 해양정책 자양분 기대

201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임에도 부경대 박물관에서 머리를 맞대고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시리즈 연재를 준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 글은 2019년 1월 3일 ‘프롤로그-다시 바다로’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 25일까지 47회에 걸친 연재를 마치며 그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정리해 보는 에필로그다.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에서 다룬 지식·사람·문화의 교류.
국제신문과 부경대의 인문학 협업

이번 연재는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이 국제신문과 손잡고 시작했다. 부경대 HK+사업단은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 해양인문학연구소로 구성된다. 2017년 한국연구재단 HK+사업에 선정돼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의 역동성 연구’를 추진 중이다. 근현대 동북아해역에서 일어난 지식·사람·문화의 교류 양상과 그 기반을 연구하는 것으로 기존 육지 중심 사고를 상대화하고, ‘해역’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인문 현상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해양수도 부산에 위치하며, 해양·수산 관련 연구·교육에 오랜 전통을 지닌 부경대에 잘 어울리는 인문학 아젠다이기도 하다.

HK+사업의 특징은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연구소 육성과 더불어 인문학의 사회적 확산을 중시하는 데 있다. 이번 연재는 바로 이 ‘인문학의 사회적 확산’이라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부경대 HK+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알리고 해역인문학의 다양한 주제를 발굴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1년 동안 어떠한 이야기가 동북아 바다를 항해했을까? 부경대 HK+사업단의 아젠다는 크게 세 영역이다. ▷동북아해역 지식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지(知)’ ▷동북아해역 민간 이주와 문화 변용을 분석하는 ‘민(民)’ ▷지식·사람·문화의 교류를 가능케 해준 해역 교류의 기반을 검토하는 ‘사(史)’. 우리는 지(知)·민(民)·사(史) 세 영역에서 HK+사업단의 연구진이 필진으로 참여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
동북아 해역의 인문네트워크 기반이 된 기선들.
■개항장부터 재일코리안 삶까지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린 ‘개항’과 그 이전의 ‘접촉’에 관한 글은 이 시리즈의 중요한 축을 이뤘다. 구체적으로 해당 글을 반추해보면 ‘서양 상인들이 연 동아시아 근대’ ‘개항장의 풍경과 드라마’ ‘일본 니가타항 탐방기’ ‘서구인의 동아시아 바다여행기’ ‘대항해시대의 대만’ ‘하멜이 본 조선, 조선이 본 하멜’이 있었다. 근대의 시작은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 인문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활용하고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간 동북아해역의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복음을 위해 바다를 건넌 선교사들’ ‘동북아해역과 근대 지식의 수용·유통’ ‘1876년 일본으로 간 조선의 수신사’ ‘신학문 배우러 바다 건너다’ ‘기선을 타고 신문물을 배우러 가다’에서 풀어나간 근대 동북아해역의 지식인 네트워크는 상상 이상으로 역동적인 것이었다.

이런 네트워크는 지식인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가족과 나의 소박한 꿈을 안고 타지에 정착한 사람들 이야기도 있었다. 특히 동북아해역의 대표적 디아스포라인 재일코리안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재일제주인의 고향 사랑과 감귤’ ‘바다를 건넌 임진강’ ‘이름이 들려주는 재일코리안 역사이야기’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을 소개합니다’ ‘일본 후쿠오카서 만나는 재일코리안의 역사’처럼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할 수 있었다.

■상하이에 관한 모든 것

사람이 이동하면 문화 또한 이동하기 마련이다. 동북아해역을 오고 간 언어·음식·놀이문화 등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삶과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가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보여주었다. ‘우리 어촌에 남은 일본어’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간 우리말’ ‘박래품(舶來品), 새로운 세계의 맛’ ‘밥상 위의 출세어(出世魚)’는 동북아해역 언어 교류 양상을 풀어나갔고 ‘스키야키 탄생 역사적 배경’ ‘돈가스에 담긴 교류와 융합의 역사’ ‘빵의 교류사와 한국·일본’은 음식문화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놀이문화 속 일제 잔재’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를 조금은 성찰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줬다.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를 생각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동북아해역’이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동북아 대표적 해역도시 상하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나갔다. 아편전쟁, 독립군, 무협지와 무협영화의 배경인 상하이는 근현대 동북아해역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도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임정 100주년, 근대 상하이 돌아보다’ ‘근대 상하이 거리 활보한 뜻밖의 한국 사람’ ‘상하이 무협영화의 탄생’ ‘해양·대륙문명의 충돌과 마성의 도시’ ‘상하이 바닷길이 막히면’을 통해 다양한 상하이 모습을 봤다.

‘다시보자! 섬과 해역’ ‘역사의 바다, 통영과 한산도’ ‘고대 국제무역의 중심 완도’ ‘바람 타고 물길 따라 탐나는 섬, 제주도’라는 글에서는 해역연구에서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섬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을 환기하면서 섬이라는 새로운 연구주제를 발굴할 계기가 되었다.

■부산의 해양문화 정책 제시도

그리고 부산이다. 부산은 우리가 근현대 동북아해역을 생각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해역도시다. 부경대 HK+사업단의 아젠다가 발신하는 성과는 해양도시 부산의 현재와 미래에 어떠한 형태로든 시사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볼 때 이번 시리즈는 시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로 동북아해역 속 부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초량왜관과 데지마 비교해봤더니’ ‘부산의 산동네와 재일 코리안’ ‘명태와 정어리: 남선창고 터에서’ ‘해저케이블, 동북아를 연결하다’ 등처럼 역사 속 부산과 오늘날 부산을 이으며 해역도시 부산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린 글은 물론,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 닮은 듯 다른 부산·상하이’ ‘중국의 해양력 증강 정책을 주목하라’ ‘2019 부경해양지수’와 같이 해양수도 부산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안하는 글도 있었다.

그만큼 부산과 바다에 대한 집필진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2019 부경해양지수’는 2017년부터 부경대가 시행해 온 바다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로 부산과 대한민국의 해양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리즈는 다양한 주제를 쉽게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노력했다. 한정된 지면으로, 더 깊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에게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집필진도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재미있으면서도 간결하게 쓰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런 고민이 자양분이 돼 향후 다른 기회가 생긴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겠다.

2019년 12월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 보다 경색돼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근현대 동북아해역 교류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 속에서 생긴 갈등(‘위기는 바다를 모를 때 왔다’ ‘해전으로 본 동북아 100년’)도 소개했다. 교류와 갈등 속에서 전개된 동북아해역의 지식·사람·문화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에 기반한 인문학적 성찰은 연재에 참여한 모든 필자의 과제다. 동북아 바다, 인문학의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동주 부경대 HK+사업단 단장

※ 공동기획:부경대 HK+ 사업단, 국제신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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