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골동품 된 백남준의 ‘덕수궁’…원형보전이냐 LED 교체냐 ‘딜레마’

브라운관·PC 구성 미디어아트

  • 국제신문
  • 권용휘 기자
  •  |  입력 : 2019-12-09 18:54:3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시립미술관 개관시절 구입
- 브라운관 수명 짧고 생산 중단
- 부정기적으로 켜놓는 바람에
- 대부분 제대로 감상 못하고 스쳐
- 다른 곳도 유사 작품 놓고 고민

부산시립미술관 로비에 전시된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관리·보전을 이유로 10년 이상 대부분의 시간 불이 꺼진 채 전시돼 있어 거장의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관람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미술계에선 ‘원형 보전’을 이유로 작품을 ‘골동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백남준 작가의 미디어아트 ‘덕수궁’이 전원이 꺼진 채 부산시립미술관 로비에 전시돼 있다. 오른쪽은 전원을 켜도 몇 개 브라운관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덕수궁. 김성효 기자·권용휘 기자
9일 부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1998년 개관을 기념해 ‘덕수궁’을 소장품으로 사들여 전시해오고 있다. 작가가 회갑을 기념해 1992년에 제작한 이 작품은 브라운관 TV 74대와 컴퓨터로 작동되는 네온 빛으로 이뤄졌다. 브라운관 TV 3대 만으로 이뤄진 작가의 1998년 작품 ‘티비 첼로 TV Cello’가 지난달 24일 열린 서울옥션 제31회 홍콩경매에서 한화로 약 2억4000만 원에 낙찰된 점을 참고하면, ‘덕수궁’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매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작품 노후와 누전 위험 등을 고려해 전원이 차단된 상태로 전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립미술관 측은 부정기적으로 전원을 켜기 때문에 관람객 중 ‘불이 켜진 작품’을 감상하는 이는 극소수에 그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 재료인 브라운관 수명은 10년 정도고, 브라운관 생산은 2000년대가 지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브라운관이 고장 나면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을 중고시장에서 구하기 어렵고, 구하더라도 비용이 매우 비싼 경우가 많다. 게다가 수리할 수 있는 기술자도 세계적으로 소수고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미술관 학예사 사이에 백남준의 작품은 ‘까다로운 작품’으로 통한다. 작품은 가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지만, 유지·보수가 어려워서다.

온전한 형태의 덕수궁을 감상하고 싶다는 관람객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자 시립미술관 측은 특정한 날을 정해 ‘덕수궁’을 상영하고, 브라운관을 유지·보수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정종효 학예연구실장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다익선’ 브라운관을 LED로 교체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원형 보전을 하기로 했다. 브라운관에서 나오는 영상의 형상이나 색감이 LED에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면 ‘원형 보전’을 이유로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 사들인 미술품을 한시적으로만 가동하고, 보수가 필요한 경우 원형 보전을 고집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생전에 작가도 브라운관 수명이 짧다는 점을 알고, 작품의 핵심은 영상이미지이고 브라운관이 단종될 경우 영상이미지만 온전하게 내보낼 수 있다면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주변에 밝혔다.

한편, 백남준의 작품을 소장한 다른 국내 미술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18.5m 높이의 영상탑 ‘다다익선’은 고장 등을 이유로 지난해 2월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한때 LED 패널로 교체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작품을 망친다는 이유로 미술관 측에서 원형을 유지하기로 했다.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수리하는 데만 3년이 걸릴 예정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에 있는 ‘창원의 봄’(1999년 주문 제작)은 노후화로 인해 93개 모니터 중 몇 개 브라운관이 고장났다. 창원문화재단은 원형 보전하면서 수리하는 한편, 매주 수요일 오후 2~7시에만 가동키로 했다. 권용휘 기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동아대 재학생 9명 집단감염…울산 현대차 두 번째 확진자
  2. 2“지하도 참사 때 변성완 취해” 보도 논란…부산시, 통화기록·행적 등 밝히며 반박
  3. 3친문, 김경수 힘 싣기…‘문재인 적통’ 대권주자 만들기 나섰나
  4. 4부산시, O2O(온-오프라인 유기적 연계) 총괄 ‘비대면 산업팀’ 만든다
  5. 5“시, 영도 한진중공업 터에 상업·관광지구 만들어야”
  6. 6 전재수·최인호, 가덕신공항 정치적 이용 말라
  7. 7걷고 싶은 길 <102> 김해 진영읍 우동누리길
  8. 8‘고액 알바’에 혹해…실업자도 변호사도 보이스피싱 가담
  9. 9부산국제아트센터 설계 입찰, 태영건설컨소시엄 최종 선정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1일(음력 8월 5일)
  1. 1이재명, 지역화폐 놓고 국민의힘과 설전…공개토론 제안
  2. 2자치입법권 확대, 읍면동장 주민투표 두고 정부는 부정적
  3. 3친문, 김경수 힘 싣기…‘문재인 적통’ 대권주자 만들기 나섰나
  4. 4[기자수첩] 전재수·최인호, 가덕신공항 정치적 이용 말라
  5. 5“지역화폐 일부 업종만 매출 증가 시켜”
  6. 6‘내부 리스크’ 여당은 쳐내기, 야당은 침묵만
  7. 7문재인 대통령 ‘공정’ 37차례 언급…청년 다독이기
  8. 8문 대통령 “9·19 남북합의 이행돼야”
  9. 9박재호, 요양병원 노인 학대 막는 입법 추진
  10. 10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WTO 사무총장 선거 2차 라운드 진출
  1. 1부산국제아트센터 설계 입찰, 태영건설컨소시엄 최종 선정
  2. 2정부, 추석 특별교통대책 수립
  3. 3'폴더블폰' '돌러블폰' 글로벌 출시 본격화
  4. 4조선업 경기 침체 가속화에…부산 영도 조선소 2곳 매물로
  5. 5‘네 마녀의 날’ 맞이한 뉴욕증시…기술주 약세 보이며 하락 마감
  6. 6전동공구 밀워키, 7주년 기념 ‘쎄.쎄.쎄. 이벤트’
  7. 7“판매부진 르노차 24일간 휴업” 100대 기업 부산 명맥 끊기나
  8. 8제조업 편중·관광업 위기…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서둘러야
  9. 9코로나 재확산에…부산 수출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
  10. 10정부도 전통시장에 O2O 플랫폼 확대, 5년 내 ‘스마트 상점’ 10만 개 구축
  1. 1최치원…그의 길 위에서 생각한다 <33> 어머니 위해 상연대 짓다
  2. 2“지하도 참사 때 변성완 취해” 보도 논란…부산시, 통화기록·행적 등 밝히며 반박
  3. 3주택가 레미콘공장 건설 제한 추진
  4. 4애민사상 깃든 함양 대관림…한·중 민간외교의 장 기대
  5. 5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21일
  6. 6단감 전국 최고 당도 자랑…옛 기차역선 추억여행도
  7. 7양산에 학생·주민 공유 문화·체육시설 생긴다
  8. 8“내년 태화강에 수소 유람선 띄운다”
  9. 9교육감들 “수능 쉽게” 건의…교육부 “신중해야”
  10. 10걷고 싶은 길 <102> 김해 진영읍 우동누리길
  1. 1자동차극장 즐기듯…여자 농구 BNK 차안에서 응원해요
  2. 2‘코리안듀오’ 류현진·김광현, 집중타에 동반 승리 좌절
  3. 3‘졌잘싸’ 이승헌 희망투…롯데 5강 경쟁에 큰 힘
  4. 4‘부상·경고누적’ 부산, 파이널A 결국 무산
  5. 5나란히 등판한 류현진, 김광현…아쉬움 남겨
  6. 6‘이병규 역전타’ 롯데, LG에 5-3 역전승
  7. 7로 셀소 IN, 알리 OUT…토트넘 유로파리그 선발 명단 공개
  8. 8MLB 포스트시즌 첫 진출팀은 다저스
  9. 9카잔 황인범 ‘1골 2도움’ 맹활약
  10. 10늦어진 US오픈 그린·러프 어려워져…날씨도 변수로
우리은행
삼국유사와 21세기 한국학
‘삼국유사’는 합작품이다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최혜인 소설가의 ‘소릿고’
새 책 [전체보기]
빙글빙글 우주군(배명훈 지음) 外
로컬이 미래다(추창훈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경이로운 땅, 남극 여행기
현대디자인·인문학으로 본 유물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심안의 흐름’- 김운규 作
‘기억의 정원 purple lisianthus’- 김성연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부부 /최정옥
위로 /황란귀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후쿠오카’ 장률 감독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청춘기록’ 하희라와 신애라, 30년 전 청춘을 추억하다
코로나 재확산에 방송·영화계 휘청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여름날’ 관조와 침묵의 리얼리즘
SF 껍데기를 쓴 첩보물과 고전미학
현장 톡·톡 [전체보기]
서로 의지함이 곧 삶이더라…별이 된 연극인의 마지막 메시지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9월 21일
묘수풀이 - 2020년 9월 17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1일(음력 8월 5일)
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17일(음력 8월 1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예인도 사람이다
‘부캐’ 전성시대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愼終若始
潔者有不潔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말과 인격
언니의 꿈을 사 왕비가 되다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