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는 태어난 순간부터 ‘스타’였다.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가족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모두가 피비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놓칠세라 카메라를 들이댄 까닭에, 집안이 온통 사진으로 도배가 될 정도였다. 집 밖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상점과 은행,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피비는 자신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굳게 믿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집안에 새로운 스타 ‘로즈’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꼬였다. 로즈는 아주 작았는데, 가만히 누워서 잠을 자거나 우유만 먹어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심지어 막무가내로 울음을 터트려도 가족의 주목을 받았다. 당연히 피비는 뒷전이었다. 다시 가족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멋진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 봤지만 헛수고였다. 톱스타에서 하루아침에 엑스트라 신세가 됐다고 느낀 피비는 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모두 나를 좋아해’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아이가 동생의 탄생으로 느끼는 혼란과 변화를 다룬다. 자매 또는 형제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인생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특히 첫째에게 동생은 부모의 사랑을 빼앗아가는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며, 모두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피비 역시 처음에는 가족의 사랑을 빼앗길까 봐 노심초사하지만, 동생 로즈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자존감을 되찾아간다. ‘언니’라는 주인공 역할을 새롭게 맡았다고 여기는 피비의 모습은 기특하고 한편으로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이 모든 과정을 스타와 팬의 관계에 빗대 풀어낸 저자의 재치 역시 돋보인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