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경 시인이 2016년 창간
- 강은교 등 지역원로 대거 참여

부산지역 시 전문 계간지 ‘사이펀’은 제4회 사이펀 문학상 수상자로 성윤석(53·사진) 시인을 선정했다. 신인상은 시 부문에서 최재원(서울), 윤준협(서울) 씨가 받았다. 사이펀은 출판사 작가마을 대표 배재경 시인이 발행인을 맡아 2016년 창간했다. 액체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옮기는 연통관(連通管)을 뜻하는 잡지 이름처럼 좋은 작품으로 문학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문학지의 순기능을 복원하는 것이 창간 취지다. 강은교 시인을 비롯해 김준태 신진 양왕용 유병근 윤석산 이유경 등 지역 원로 시인들이 대거 편집고문을 맡고 있다. 사이펀은 창간과 함께 해마다 사이펀문학상도 시행하고 있다. 1년 동안 사이펀에 실린 신작 시를 분석해 가장 반향이 좋은 작품을 골라 겨울호에 발표하고 상금 500만 원을 준다. 신인상은 공모를 통해 신진 시인과 평론가를 뽑으며 상금은 각 50만 원이다.

배재경 발행인은 “매년 잡지에 실리는 작품 수준이 높아지고, 신인상 공모에는 부산 경남뿐 아니라 전국에서 활동하는 문학인들이 참가하는 등 상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 제정 취지대로 연륜이 짧거나 젊은 시인들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어 활동의 장을 펴겠다”고 말했다.

성 시인의 수상 작품은 ‘사이펀 2019년 가을호’에 발표된 신작 시 ‘빙장’이다. 최근 1년 동안 사이펀에 발표된 신작 시 250여 편 가운데 객원편집위원의 예심을 거쳐 본심 심사위원 이하석 시인이 수상자를 가렸다. 이 시인은 당선작 ‘빙장’에 관해 이렇게 평했다. “시신을 매개로 한 사람의 부활을 다루는 이미지의 함축과 전개가 담백하다. 수사적 표현보다는 오밀조밀한 시의 내면을 읽는 맛에 높은 점수를 줬다.”

성 시인은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단에 나왔다. 1996년 첫 시집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이후 ‘공중묘지’(2007) ‘멍게’(2014) ‘밤의 화학식’(2016) ‘2170년 12월 23일’(2019)를 펴낸 시단의 중견이다. 2017년 박영근 작품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다음 달 13일 오후 6시30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밸류호텔 부산 2층에서 열린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