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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42> 중국의 ‘해양력 증강 정책’ 을 주목하라

中 자원·공간 활용한 해양강국 구상… 대륙·도서 운명공동체 꿈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2 19:41:36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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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중심의 근대 제국주의 시대
- 中, 서양 해양학 받아들여 연구
- 개혁·개방정책 아래 지속적 관심

- 21세기 들어 ‘해역’ 개념 중시
- 해양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승격
- 중앙부처 및 연해지역 정부에
- 연구센터·관련기구 설치 줄이어
- 북경대 등 대학도 총력 힘보태
- 中해양문명 총서 펴내는 성과도

- 한국의 해양수도 표방 부산
- 분산되고 산발적인 연구 그쳐
- 전문기관 설립해 집중투자를

21세기는 해양의 세기이다. 해양자원과 해양공간을 전면적으로 개발하고 이용하는 ‘입체 해양’시대를 맞이한 세계 각국은 나름의 해양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블루 오션(Blue Ocean)’에 대한 각국의 관심은 일차적으로 수산, 해양학 등 자연과학이나 공학 관련 학과의 종합적인 연구에서 출발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 그 토대 위에, 최근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자연과학 등 학문과 통섭한 인문사회학 관점 해양학 연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양 인식은 일찍이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된 경향이 있으며 그들 국가의 해양력(Sea Power) 확산에 집중됐다. 서양 세계는 해양을 통해 꾸준히 식민지를 넓혔으며, 그들이 구축한 해양문명을 이데올로기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해양력의 전 세계적 확산은 근대 세계사를 요동치게 했다. 이에 따라 근대 시기에는 서구와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즉 제국주의적 패러다임이자 서구 중심 사고인 ‘서구의 충격과 동양의 반응’이라는 비대칭적 구도가 출현했다.

대륙과 해양이라는 이원 대립 구조 속에서 대륙은 동양·전통·전제(專制)·보수를 대표하고, 해양은 서구·현대·민주·개방을 대표하는 것으로 각인됐다. 이런 사고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자본주의와 결합해 더욱 큰 힘을 발휘했으며, 근대 시기 중국은 서양의 해양연구 학문지식을 도입하고, 이를 좌표로 삼아 대륙 중심 사고를 비판·개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겼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해상 열병식. 국제신문 DB
■‘해양’ 넘어 ‘해역’ 주목하는 이유

20세기 중·후반 들어 근대적 국가질서라는 연속선상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은 자국과 피지배적인 역사 관계에 중점을 두어 해상을 통한 교역·교류 방면에 연구를 진행해 왔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기존 양국 간이 아닌 다국가적 각도에서 그들 간의 관계를 살피고, 또 그 속에서 자국 위치를 파악하려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해양이라는 제한된 속성에 그치지 않고 ‘해역(海域)’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범위를 확대한다. 해역이라 함은 브로델(Braudel)의 세계 해역사(海域史)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돼, 바다 세계 그 자체에만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바다를 에워싼 육지 간 교류, 즉 해상과 육상의 상호작용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인식된다. 여기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학제적 연구가 요구되기에, 기존 ‘중심과 주변’이라는 관점에서 진행된 연구에 새로운 기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서구 중심 해양 인식에 대한 새로운 전환이 중국을 위시한 동아시아에서 일어났다. 특히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해양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많은 진전을 이뤘고, 21세기로 접어들어서는 해양발전 전략을 국가전략으로 승격했다. 이런 국가전략 가운데 인문사회과학적 해양력을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여러 분야에 나타났다. 이에 중국공산당 제18차(2012)·19차(2017) 전국대표대회에서 ‘해양강국’이란 명제를 강력하게 역설했다. 해양자원, 해양경제, 해양생태환경 등 해양권익을 강력히 보전해 해양강국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두 노선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중 해상실크로드를 통해 해양 강국의 의지를 더욱 확장하려는 그들만의 단단한 의지 표현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올해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해군 창설 70주년 경축행사에서 ‘해양운명공동체’ 개념을 제시했다. 유동성과 경계를 뛰어넘는 ‘전파성’이라는 속성을 지닌 해양을 통해 각기 고립된 도서와 대륙을 잇는 운명공동체를 건설하려는 구상이다. ‘인류운명공동체’의 주요 구성부분이라 할 ‘해양운명공동체’를 통해, 현재 인류사회가 직면한 엄중한 해양문제를 해결하고 인류 공동의 건강한 자산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구상은 일개 국가를 넘어 해역으로,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거대한 ‘해양운명공동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과 지역을 묶는 ‘권역에서의 정합 작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아시아 지중해’라 할 수 있는 환동해권에 위치한 한반도·일본·중국을 아우르는 해역에 주목한다. 이 해역은 천연적인 항만과 도서(島嶼)가 존재해 구역 간 항해에 아주 유리한 조건을 겸비했기에, 고대부터 현재까지 구역 간 해양문화 교류의 주요 무대가 되고 있다.

■중앙정부·성 정부·대학, 총력전

현재 중국 중앙정부는 교육부와 국가해양국 산하에 ‘중국해양발전연구센터(AOC)’와 ‘국가해양국해양발전연구소(CIMA)’ 등 해양 관련 기구를 설치해 해양 관련 정책·전략·법률·경제·권익·문화 등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를 진행한다. 연해 지역에 위치한 각 성 정부도 국가 전략에 발맞춰 해양 관련 기구를 설치하고 지역의 해양경제나 해양문화를 다각도로 살핀다. 더욱 주시할 것은 대학 중심으로 한 해양 연구 활동이다. 북경대의 ‘해양전략연구센터’, 중국해양대의 ‘해양발전연구원’, 영파(寧波)대의 ‘동해연구원’, 절강대의 ‘주산해양연구센터’, 하문(廈門)대의 ‘남해연구원’ 등을 두어 해당 권역에 맞는 다양한 연구를 전개한다.

중국이 연구기구의 하드웨어적 정책뿐 아니라, 해양의 소프트웨어적 문명사 연구에 경주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명사 연구는 현재적 문제 연구에 그치지 않고 과거에서 현재로 또 미래로 이어지는 항구적 연구로, 그 자체로 정체성을 확보하고 세계성으로 나아가는 근거가 된다.

중국 학계의 해양문명사 연구는 학과 간 교차·통섭을 통한 학문 체계, 즉 해양인문사회과학 건설 분야로 전개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인문사회학 각도에서 중국해양문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하문대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에 첫발을 내딛어 선성(先聲)을 이룬 연구자가 하문대학 양국정(楊國楨) 교수다. 그는 문명사적 각도에서 해양을 주시해, ‘해양과 중국 총서’(8권) ‘해양중국과 세계 총서’(12권) ‘중국해양문명주제연구’(10권)를 주관하여 출판했다. 이러한 총서는 중국 해양역사와 해양문화에 대한 탁월한 성취이자 중국해양문명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작업은 중국의 문명적 ‘해양력’에 근저가 되어 자국에서 권역으로, 더 나아가 세계적 문명사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해양력 확산에 내포된 자국중심주의 경향은 깊이 사유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도 충분히 있다.

   
현재 우리는 ‘해양강국’ 슬로건을 제시해 21세기 해양 시대를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웃 중국과 일본의 해양강국 추동 동력이 무엇인지 직시해야 한다. 삼면에서 해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한국, 그중에서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은 개방성·포용성을 지닌 역동적 해양문화를 창조해왔고, 글로벌 해양도시로서 환태평양 경제·문화 교류 거점으로 성장해왔다.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인 부산은 지금이야말로 특유의 ‘해양력’을 어떻게 투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분산되고 산발적인 연구가 아니라, 집약되고 집중적인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문명사적 해양문제연구기관 설립을 통해 ‘해양수도 부산’ 깃발이 힘차게 휘날리기를 기대한다.

김창경 부경대 중국학과 교수·교무처장

※ 공동기획:부경대 HK+ 사업단,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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