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뻐서 최계락 동요 ‘꼬까신’ 흥얼, 시가 없는 삶 상상만 해도 끔찍해”

제19회 최계락문학상- 공동수상자 최정란 시인 시집 ‘장미키스’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11-07 19:05:37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 시, 긍정적인 삶 도와준 치유제
- 글쓰던 공간의 세상 이야기 담아

“수상 소식을 듣고 난 후 최계락 시인의 동요 ‘꼬까신’을 불러 보았습니다. 어릴 때는 누가 쓴 곡인지도 모르고 부른 그 노래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저에게 최초로 세계와 우주의 통찰력을 가르쳐주신 최계락 선생님을 기리는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쁩니다.”

제19회 최계락문학상 공동수상자 최정란 시인.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제19회 최계락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정란(58) 시인은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시 창작 활동에 나서게 됐다. 전업 시인으로 2007년 첫 시집 ‘여우 장갑’ 이후 3권의 시집을 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하던 중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교직을 떠나게 됐습니다. 이후 회사를 다니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된 계기는 1995년 어머니가 파킨슨병으로 돌아가시고 난 후 우울증을 겪었는데 그때 시를 쓰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어요. 시를 쓰기 전에는 나 혼자 슬픈 줄 알았는데 쓰고 보니 세상 사람 모두가 슬프고 외롭더군요.”

최 시인은 “최계락 시인의 시 ‘꽃씨’를 보면 작은 꽃씨 하나에 빨간 꽃, 파란 하늘, 노란 나비 등 온 우주가 들어있다. 시를 쓰다 보면 실재와 보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시를 쓰면서 시간적 상상력과 통찰력을 배운다”고 말했다.

“집 근처 이디야커피숍 두실역점에서 이번 시집 ‘장미키스’를 썼어요. 시집에 수록된 작품 중에는 시를 쓸 때의 배경이 드러나는 작품이 있어요. 일례로 ‘꽃 지는 일, 쉽다고 누가 말하나’는 커피숍을 찾은 젊은 취업준비생과 주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을 자아실현의 대척점에 두는 요즘 세태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또 ‘인형뽑기’는 인형들이 갇혀있는 공간이 어쩌면 우리 젊은이들의 잃어버린 세계,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올해 최계락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그가 쓴 ‘수상소감’에서도 시와 삶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시를 몰랐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상상하면 끔찍합니다.… 시를 쓰면서 세상의 모든 실패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슬픔을 알게 됐고, 그 자체로서의 존재와 삶을 긍정하게 됐습니다.…” 최 시인은 ‘시와 사상’ 편집운영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부산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최정란 시인 자선(自選)시

<백만 년에 하루쯤>

넘쳐 오르는 기쁨을 자제하기 위해

골치 아픈 책을 읽거나 무겁고 진지한 문제에 골몰하는

이상한 날이 있다 백만 년에 하루쯤



오늘 하루만 기뻐하는 것을 용서하면 안 되겠니



백만 년에 하루, 이 드물고 드문 기적 앞에서

왜 머뭇거리는가

환호성 지르며 기뻐하지 못하는가

심지어 가책을 느끼는가



슬픔의 지층 켜켜이 얼어붙은 얼음의

희디흰 동토에

기쁨 한 방울 웃음 한 점 떨어뜨릴까 겁내는가

슬픔의 순수가 훼손될까 두려워하는가



백만 년 만에 온 단 하루를 기뻐하지 못하고

기쁨 위에 검은 천을 씌우고

부풀어 올라 날아오르려는 기쁨을 누르는

소심한 짐승



이 작은 기쁨이

세상의 뿌리 깊은 슬픔을 담보로 한 것이 아니기를



암울한 시간을 그토록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쯤 환한 나를 나는 기어코

용서하지 못하는가
<약력>

1961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남. 계명대 영어영문학과,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여우장갑’ ‘입술거울’ ‘사슴목발애인’ ‘장미키스’. 제7회 시산맥작품상 수상.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김해영 탈문·류영진 친문, 엇갈린 실험의 결과는…
  2. 2쏟아지는 국내외 미공개 신작…트위치·유튜브로도 만나요
  3. 3기장군~울주군 국도 4차로 15일 완전 개통
  4. 4웅진코웨이 설치기사들 “원청서 직접 고용하라”
  5. 5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일부 항목 날조 정황 포착
  6. 6상인연합회 “스타필드 의무휴업 포함시켜라”
  7. 7문재인 대통령의 구애에도 냉담한 PK…“공항해법 내놔야 민심 잡는다”
  8. 8레바논 원정 징크스 더는 없다…선봉에 손흥민
  9. 9‘풍산 특혜’ 해법 못 찾는 국방부…센텀2 개발 ‘고-스톱’ 기로
  10. 101조 계획했던 부산 지역화폐, 3000억 규모로 축소
  1. 1文 대통령 벡스코서 현장 국무회의…한·아세안 회의 성공 개최 기원
  2. 2정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본격 추진
  3. 3김해영 탈문·류영진 친문, 엇갈린 실험의 결과는…
  4. 4이자스민 새누리당에서 정의당으로… “한국당은 약자에 관심 없었다”
  5. 5문재인 대통령의 구애에도 냉담한 PK…“공항해법 내놔야 민심 잡는다”
  6. 6법인세 28억 원 덜 받고, 상속세도 덜 걷은 부산지방국세청
  7. 7동대신2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이웃사랑 어르신 점심나눔의 날』행사 실시
  8. 8연산9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청결! 연산9동의 날’ 환경정비
  9. 9“원유철은 아니다” 권성동, 황교안에 보낸 문자메시지 포착
  10. 10불출마 무기 든 김무성 “중진들, 자기를 죽여 나라 살려야”
  1. 1쏟아지는 국내외 미공개 신작…트위치·유튜브로도 만나요
  2. 2기장군~울주군 국도 4차로 15일 완전 개통
  3. 3상인연합회 “스타필드 의무휴업 포함시켜라”
  4. 4‘풍산 특혜’ 해법 못 찾는 국방부…센텀2 개발 ‘고-스톱’ 기로
  5. 5건설로 터 닦고 항공 날개 달아 ‘종합그룹’ 비상
  6. 6인기 게임 유튜버 총출동, SNS 인증샷 선물도 받자
  7. 7알티엑스, 전자빔 이용 수소연료전지 촉매 상용화
  8. 8아시아나 품은 HDC, 자금력 앞세워 항공업계 재편
  9. 9 커진 차체·높은 연비…길게 뻗은 리어램프, 각도 따라 달라보여
  10. 10친환경 사업 투자 ‘그린본드’가 뜬다
  1. 1조규남 전 대표 인터뷰 파장... 김대호 전 감독과 진실공방
  2. 2해운대 빌딩서 낙하산 탄 러시아인 2명 체포
  3. 3스틸에잇 “책임 다하기 위해 조규남 대표 사임”... 카나비 선수 문제는?
  4. 4낙하산 타고 해운대 빌딩숲 누빈 외국인… 경찰 수사
  5. 5신천지예수교회 10만 수료생 배출… 부울경 1만여 명 입교
  6. 6이자스민 아들 편의점 담배 사건 뭐길래?…“무혐의 종결”
  7. 7주부산 미 영사관 앞 기자회견…시민단체-경찰 충돌 위기
  8. 8성악가 조수미 경남 함양에 '통합놀이터' 기부
  9. 9'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학대 정황 포착
  10. 10김호영 “‘성추행 혐의’ 고소장 접수… 경찰 수사 받을 것이나 결백”
  1. 1레바논 원정 징크스 더는 없다…선봉에 손흥민
  2. 2첫 판부터 오심 얼룩진 경기…실력으로 이겼다
  3. 3나달, 살얼음판 ‘세계 1위’
  4. 4kt 4연패 수렁…빗나간 양궁농구
  5. 5NBA 보스턴 셀틱스, 주포 공백에도 8연승
  6. 6LPGA 토토저팬 준우승 김효주, 세계 13위 도약
  7. 7신인 최다 홈런 메츠의 알론소, NL 신인상 영예
  8. 8
  9. 9
  10. 10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중국의 ‘해양력 증강 정책’ 을 주목하라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남원 추어밥상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서점 찾았더니 내가 읽은 책 작가가 “어서오세요”
책방 여시게요? 선배 창업가의 노하우 알려드려요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서울행. 이아영
아름다운 해운대의 석양. 비타민
새 책 [전체보기]
9천 반의 아이들(솽쉐타오 지음·유소영 옮김) 外
예순여섯 명의 한기씨(이만교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구모룡 교수의 내공있는 비평
조선의 개혁 기회 앗아간 풍운아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블루윈드 - 이정호 作
CHU - 김정대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작고 하얀 떡 반죽 ‘시루’ 이야기 外
고구려 아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중기에 걸린 달 /정해송
아버지 /김두연·이사벨중 1-4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아이유 공연장 생중계로 논란 불거진 직캠 문화
‘온라인 탑골공원’ 아시나요…유튜브에도 복고 열풍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신예 배우와 재해석으로도 떠받치기 힘든 왕관 무게
‘조커’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현장 톡·톡 [전체보기]
고 홍영철 원장 타계 3주년…‘부산영화 100년사’ 재조명 필요
음악으로 하나된 청춘들…젊은 열기 식을 줄 몰랐다
BIFF 리뷰 [전체보기]
폐막작 ‘윤희에게’
‘마르게와 엄마’
BIFF 현장 [전체보기]
위장이혼 하자마자 복권에 당첨된 남자
“장애인 돌봄 활동하며 느낀 점 영화에 담아”
BIFF와 함께하는 사람들 [전체보기]
어주영 씨네핀하우스 대표
서승우 영화의전당 공연팀장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11월 13일
묘수풀이 - 2019년 11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 10월 11일·12일
오늘의 BIFF - 10월 1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毋爲虎傅翼
瓜田不納履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거제섬&섬길 남파랑길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